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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 Portfolio/- J. K 소설 ♧

JK 기묘한 이야기 - 우렁각시 .1 -

by JoyKim 2009.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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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따르릉~ 그놈에 전화는 아침부터 날리다. 아마 어머님께서 결혼하라고 전화하는 거겠지. 고3때 스트레스보다, 대학교 4학년 때 취직에 대한 스트레스보다 결혼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 심한 것 같다. 아무리 투덜되봐야 방법이 생기나. 내 직업은 다른 사람에 권익과 정의를 실천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변호사다. 그것도 유명한 로펌에 당당히 사무실을 갖추고 있는 그런 엄친아 중 한명이다. 그런데 내 나이 때 친구들이 모두 가정을 갖고 사는 지금 어머님께서는 어서 아들을 결혼시켜 주위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셔야 직성이 풀리시니 서두르시는 것도 이해는 간다. 시간이 없는걸 어찌할까. 매일 매일이 돈이고, 1시간에 10만 원 정도로 계산하면 일이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지독한 일중독자 그런데 내가 다니는 회사에는 그런 사람들이 다행히 많다. 그래서 나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다. 따르릉~ 따르릉~ 에잇 없는 척해야겠다. 아마 밖에서 자고 왔다고 하면, 오히려 좋아하실 것 같기도 하다. 음 잠은 일어났고, 시사정보와 사건들에 대해서 한번 살펴볼까. 꼬끼오~ 꼬끼오~ 아 이건 회사에서 제공한 핸드폰에서 울리는 소리이다. 음 사건이다. 어떤 대기업 회장님께서 골치 아픈 시비에 휩싸였다. 바로 로펌에 상위 변호사들은 변호인단을 구성해서 그를 구해 내야한다. 그것이 바로 정의이다.

‘2008년 방축동에서는 강남의 마지막 남은 달동네에 대한 철거과정에서 폭력시위로 인해 경찰 3명과 시위대 6명이 사망하고 60여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태한건설이 등록이 되지 않은 채 살아가는 달동네에 부지를 과거 일제강정기에 수탈로 소유한 을사 5적의 가문에게서 구입한 뒤 타워펠리스 건설을 위해 입주민들에 대한 강제 이동을 지시함에 따라 입주민들은 생존권을 위해 이런 행동에 나섰다고 합니다. 각계각층은 이번 사건에 대하여 모두 다른 반응을 나타내고 있으며, 태한건설 또한 이번 사건에 대해 큰 유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역시 사건에 대한 정리는 기자를 따라갈 수 없다. ‘음 골치 아프네’ 이거 잘못하면 변호하다 매국노 소리 듣는 일 까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를 두들긴다. 일단 우리 변호인단에 임무는 이번 구매가 정당한 것이며 불법 시위에 대한 해산이 빠르게 진척되어 펠리스 건설을 시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음 일단 오늘은 할 것이 없다. 모두 모여서 사건에 대한 개요를 들었으니 국가와 태한건설에 요구대로 움직여 주면 되는데, 방송만 떠들어대고 어디하나 나서려는 곳이 없다. 음 안 그래도 폭행 사건을 하나 맞고 있어서 피곤한대, 어서 집에 가서 모래 있을 변호를 준비해야한다. 버스를 탔다. 요즘 기름 값도 오른 것도 있고, 큰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사회적인 시선이 있어서, 버스타고 다니는 변호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음 뒤에서 첫 번째 벤치는 연인석이다. 항상 그곳에는 연인들이 앞에 있는 사람들을 보며 자신들에 사랑을 과시한다. 그럼 나는 맨 뒷자리에 앉아서 그 연인이 무얼 하는지 지켜본다. 가끔 키스도 하고, 몸도 더듬고, 생각보다 재미가 쏠쏠하다. 번호 키를 누르고 집에 들어갔다. 음 오늘 저녁은 몰 시켜먹어야 되지, 이제 된장찌개도 질렸고, 중국집은 기름 값이 올랐다고, 한 그릇은 배달해주지 않는다. 연봉 1억 2천에 변호사도 밥한 끼 때우는 게 이렇게 힘들다. 제길 음 근대이건 밥 냄새다. 내가 헛것을 보고 있지 않다면 오랜만에 식탁에 과자나 맥주 캔이 있지 않고 제대로 된 음식이 차려져 있다. 설마 어머니께서 올라 오셨나? 그런 거였다면, 메모라도 남겨져 있을 만 한 대, 그런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무언가 봐낀 것 같기도 하고, 아 청소도 돼 있고, 내가 싫어하는 빨래도 돼 있다. 세탁기가 다 해주긴 하지만 결국 말리려면 널어야 되고, 그건 끔직한 일이다. 이거 경찰에 신고해야 되나? 고민에 휩싸인다.

- 용산 철거민 참사를 보고 영감을 얻어 작성한 글로 실제 연관은 전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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