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의 대표 SSD인 <840 EVO>가 성능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성능 및 수명에 대한 TLC의 구조적 한계를 기술력으로 극복함으로써 지난해 출시 이후 줄곧 국내 SSD 판매량 1위를 지키던 <840 EVO>가 읽기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를 믿고 쓰던 상당수 소비자들은 뿔난 상태로 각종 하드웨어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으며, 최근에는 판매량도 급감하는 등 삼성전자 반도체의 명성에 먹칠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해외 사이트를 통해 10월 15일 배포될 펌웨어 수정으로 문제 해결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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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SD '840 EVO' 판매량, 절반 이하로 뚝!http://www.newstap.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102
삼성 SSD '840 EVO', 속도 저하문제로 논란 확산http://www.newstap.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859
삼성전자 840 EVO 성능 문제가 논란이 되자 낸드플래시의 데이터 저장 방식에 따른 TLC, MLC 등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이번 문제의 직접적 원인이 TLC에서 비롯된 것인지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일부 소비자는 단순한 소프트웨어(펌웨어) 오류가 아닌 TLC 낸드플래시의 결함으로 보고 있다. TLC는 MLC, SLC보다 성능도 낮고, 수명도 짧아 몇 년 전 USB메모리드라이브에서 크게 이슈가 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840 EVO> 사태를 계기로 TLC, MLC, SLC에 대해 다시 한 번 살펴보고자 한다.
플래시메모리는 크게 NAND 타입과 NOR 타입으로 나뉜다. SSD 등 저장매체는 NAND 타입을 쓰며, 다시 데이터는 담는 방식에 따라 TLC, MLC, SLC로 구분된다. 이는 메모리 셀 하나에 몇 비트(bit)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느냐의 차이이다. 때문에 플래시메모리로 된 SSD나 USB메모리드라이브의 제품 사양을 살펴보면 위와 같은 방식이 표기되어 있다. SLC(Single Level Cell)는 셀 하나에 1비트가 저장되며, MLC(Multi Level Cell)는 셀 하나에 2비트, 마찬가지로 TLC(Triple Level Cell)는 셀 하나에 3비트가 저장된다. 얼핏 보기에는 TLC가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으니 매우 효율적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TLC가 가장 떨어지며, 저장 방식에 따라 메모리의 수명이나 성능이 결정된다.
▲ SSD는 데이터가 저장되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 외에 컨트롤러와 DRAM으로 구성되어 있다.(사진 = http://samsungsemiconstory.com) |
화물차를 예로 들어보자. 화물차 한 대(셀)에 하나의 화물(비트)만 실고 달리는 것이 SLC이다. 화물이 하나밖에 안되니 싣는데 시간도 별로 안걸리고, 화물 무게가 가벼워 빨리 달릴 수 있다. 또한 차에 그만큼 무리가 덜 가니 화물차의 수명도 길어진다. 다만 화물차 한 대에 화물 하나만 실으니 그만큼 운송비는 많이 든다.
반면 화물차 한 대에 3개의 화물을 싣는 경우가 TLC이다. 한 번에 3개의 짐을 실으니 그만큼 운송비는 절약된다. 하지만 3개의 화물을 싣는데 시간이 더 걸리며, 화물이 무겁다 보니 차가 제 속도를 내지 못해 속도도 떨어진다. 그리고 무거운 화물이 차에 지속적으로 부담을 주니 화물차의 수명도 짧아진다. MLC는 SLC와 TLC의 중간이라 보면 된다.
이처럼 각 셀당 저장되는 데이터(bit)의 크기에 따라 메모리의 속도와 내구성(수명), 그리고 가격이 결정된다. SLC>MLC>TLC 순이며, 가격은 SLC가 가장 비싼 대신 가장 빠르고, 수명이 길다. 반대로 TLC는 가격이 가장 싸지만 수명이 짧고, 성능도 떨어진다.
| SLC | MLC | TLC |
bpc(bit/cell) | 1 | 2 | 3 |
재기록 가능 횟수 | 100,000 | 10,000~3,000 | 1,000 |
25µs | 50µs | ~75µs | |
200µs~300µs | 600µs~900µs | 900µs~1350µs | |
지우기 속도 | 1.5ms~2ms | 3ms | ~4.5ms |
또한 셀에 저장되는 데이터(bit) 량은 셀에 채워지는 전하량으로 구분된다. 예를 들어 전하가 하나도 없을 때는 0, 가득 채우면 1비트인 것이 SLC 방식이다. MLC는 전하량이 차 있는 단계를 1/3로, TLC는 1/7로 나눠 각각의 전하량에 따라 비트의 정보를 기억한다. 전하량을 그만큼 세분하게 나누게 되니 간혹 오류가 발생될 수 있고, 그만큼 데이터의 안정성에도 영향을 준다. 물론 오류 보정을 위한 안정장치를 넣기 때문에 TLC라고 해서 계속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속도 : SLC > MLC > TLC
안정성 : SLC > MLC > TLC
가격 : SLC > MLC > TLC
SSD의 셀 기록 방식에 따른 수명 문제는 위에서 화물차를 예로 들어 설명했으나 사실 전하량과 관계가 있다. 메모리에 데이터를 쓰고 지우는 것은 전하량을 채우고 비우는 일의 반복이다. 그런데 메모리 쓰기/지우기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다 보면 각 셀 당 가득 채울 수 있는 전하량이 줄어든다. 처음에는 100만큼 채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90, 80으로 떨어진다. SLC는 전하량이 가득 채워졌는지의 여부만 판단하면 되지만 MLC와 TLC는 1/3, 1/7로 각각 나눠 전하량을 체크, 데이터 기록을 하기 때문에 전체 채울 수 있는 전하량이 줄어들면 그만큼 채워진 전하량을 구분하기 어렵게 되어 그 셀은 수명을 다 한 것으로 판단한다.
속도도 SLC의 경우 단일 비트만 저장하면 되기 때문에 매우 빠르지만, MLC는 2비트를 동시에 기록해야 하고, TLC는 3비트를 동시에 기록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지연 시간이 발생되므로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SSD가 처음 등장할 당시에는 위와 같은 이유로 SLC와 MLC 방식이 제품 대부분을 차지했다. TLC는 수명이나 성능이 크게 떨어져 관심 밖이었다. 하지만 기술 개발이 이뤄지면서 MLC 성능이 크게 향상되어 값비싼 SLC는 점점 밀려나고 지금은 SSD 대부분이 MLC 방식을 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TLC 방식을 고집, 2012년에 TLC를 쓴 840 모델을 출시했다. 당시 TLC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으나 MLC에 뒤지지 않는 성능을 내며 가격은 저렴해 반응은 좋았다. 이후 삼성전자는 터보라이트(TurboWrite) 기술을 적용해 더 빨라진 <840 EVO>를 출시함으로써 보급형 SSD 시장을 휩쓸기 시작했다.
TLC의 쓰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터보라이트(TurboWrite) 기술은 SSD 일부 공간을 임시 저장공간(캐시)으로 활용한다. 자주 쓰는 데이터는 이곳에 저장함으로써 속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일반 데이터는 TLC에 기록하지만 임시저장공간은 SLC처럼 하나의 셀당 1비트씩 데이터를 기록하기 때문에 SLC 못지않은 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이유로 많은 SSD 제조사는 가격대비 성능과 효율성을 고려하여 MLC를 쓰지만 삼성전자는 TLC를 붙들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장 우려되는 것이 수명. 그렇지만 이 역시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는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유럽의 벤치마킹 사이트인 하드웨어인포는 120GB SSD에 저장 데이터가 일부 공간을 차지하고, 매일 20GB의 데이터를 쓰고 지운다고 가정했을 때 TLC를 쓴 SSD의 수명을 최소 2.8년으로 내다봤다. 실제 일 데이터 사용량은 이보다 덜하니 기대 수명은 더 긴 셈이다. 게다가 하드웨어 교체 주기가 빠른 요즘 더더욱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 시장의 분위기다.
콘트롤러의 뛰어난 성능, 그리고 터보라이트와 같은 기술 덕분에 TLC를 달고도 엄청나게 팔려나간 삼성전자 <840 EVO> SSD. 하지만 최근 불거진 문제로 인해 TLC에 대한 신뢰가 다시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소비자는 MLC를 쓴 제품에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10월 15일 공개하는 펌웨어를 통해 추락한 <840 EVO>에 대한 신뢰를 다시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출처 : 다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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