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의 ‘LTE 바로알기’ TV광고에 대한 반응이 다양하다. 비교 광고는 늘 재미있는 소재지만 당하는 상대는 얼굴을 붉히기 마련이다. 이번 LG유플러스의 광고는 기술의 특징을 콕 짚어주는 재미도 있고 나름의 서비스 특징을 장점으로 포장한 것도 눈길을 끈다.
하지만 의외로 ‘저게 무슨 뜻이냐’는 반응이 상당히 많다. 그러고 보니 각 광고 내용에서 알아야 하는 자세한 기술 소개가 없다. 알기 쉽게 설명을 해 두었으면 많은 이들이 더 재미있게 보지 않았을까.
VoLTE와 귀뚜라미의 상관관계
일반 3G로 연결된 전화에서는 귀뚜라미 울음 소리가 전해지지 않는다. 대신 VoLTE를 통하면 귀뚜라미 소리가 또렷이 들린다는 내용이다. 이 광고는 그동안 이동통신사들이 해 온 VoLTE 설명 중 가장 정확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전달할 수 있는 소리의 대역폭이 넓어졌다는 것이다.
VoLTE는 기존 음성통화에 비해 소리를 담는 대역폭과 음질을 결정하는 전송률이 높아졌다. 그간 통신사들은 이를 음질과 연결지었다. “옆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더 생생한 소리” 등이 주요 문구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VoLTE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을 만큼의 음질 개선은 없다. 여전히 ‘전화한다’는 느낌의 소리가 들린다. 오히려 대역폭을 한껏 넓혀 놓은 VoIP의 음질이 더 좋다.
대신 소리를 담을 수 있는 대역폭이 훨씬 넓어졌다. 3G를 비롯해 2G 전화통화는 200~3400Hz 사이의 소리만 담는다. 전화기가 전달해야 할 정보는 주변 환경이 아니라 통화하는 이의 목소리이기 때문에 목소리 부분만 따내고 나머지는 잘라내 압축한다. 오히려 목소리만 잘 따내는 것이 소리를 담는 보코더(Vocoder:voice coder) 기술의 핵심이었다. 그래야 전송하는 데이터 용량을 줄일 수 있기 떄문이다.
귀뚜라미 소리는 4000~5000Hz의 고주파음이다. 최고 3400Hz까지의 소리만 담을 수 있는 3G의 음성통화 코덱에는 ‘없는 소리’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다. VoLTE는 일단 이 대역폭이 넓어졌다. 50~7000Hz 사이의 주파수 소리를 담을 수 있기 때문에 귀뚜라미의 4000~5000Hz대 울음소리는 고스란히 담긴다. 당연히 상대방에게도 손실 없이 전달된다.
그럼 LG유플러스만 되는 걸까. 아니다. 3사가 쓰고 있는 VoLTE는 모두 똑같이 AMR(Adaptive Multi-Rate) 코덱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SK텔레콤이나 KT모두 VoLTE로 연결되면 귀뚜라미와 통화할 수 있다.
음질 향상? 이건 비트레이트라고도 부르는 전송률과 관계있다. 3G통화가 최대 12.2Kbps의 전송률을 내는 것에 비해 VoLTE는 최대 23.85Kbps로 보낼 수 있다. 두 배 늘어나긴 했지만 사실 실제 체감은 조금 밝게 들리는 정도고 음질에 차이를 예민하게 느낄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LG유플러스의 광고는 음질보다 더 많은 소리를 담을 수 있는 VoLTE의 진짜 특성을 가장 잘 설명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전화가 오면 3G로 바뀐다?
가장 논란을 빚고 있는 광고다. 타사 서비스와 직접적으로 광고한 ‘돌직구’이기 때문이다. 광고의 내용은 이렇다. 유튜브 동영상을 보는 중에 전화가 걸려오면 LG유플러스의 스마트폰은 LTE망에 그대로 붙어 있으면서 전화통화를 할 수 있다. 반면 SK텔레콤이나 KT의 스마트폰은 같은 상황에서 3G로 접속 망을 전환한다.
☞LTE의 진실 ‘전화가 오면 3G로 바뀐다’편 보러가기
이는 LG유플러스의 강점이라기보다 특징에 가깝다. LG유플러스는 다른 통신사와 LTE 방식이 다른 것이 아니라 3G 방식이 달라서 4G와 3G를 넘나들지 않는 것이다. 좋게 보자면 좋을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약점이기도 하다.
SK텔레콤과 KT는 3세대망으로 WCDMA를 썼다. LTE는 이 WCDMA의 연장선상에 있는 기술로 2세대 GSM에 뿌리를 두고 있다. LTE모뎀칩은 GSM부터 WCDMA, LTE의 세 가지 세대 망에 접속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쓰는 LTE는 데이터 전용망으로 통화 기능이 없다. 전화를 할 때는 3G망에 연결해 통화해야 한다. 전화가 걸려오면, 혹은 걸 때 모뎀은 LTE를 끊고 3G로 바꾼다. 통화가 끝나면 다시 LTE 망에 접속한다. 이를 SVLTE(Simultaneous Voice and LTE) 방식이라고 부른다.
반면 LG유플러스는 LTE로 데이터를, CDMA로 음성통화를 별도의 모뎀으로 나누어 쓴다. CSFB(Cicuit Switched FallBack) 방식이라고 부른다. LG유플러스는 3세대 서비스를 CDMA2000으로 하고 있다. WCDMA와 달리 우리가 이전에 2세대 통신망으로 쓰던 CDMA 기술의 진화형이다. 동기식이라고도 부르는 것이다. LG유플러스의 전신인 LG텔레콤은 울며겨자먹기로 이 서비스를 맡았는데, 이것이 벌써 10년 넘는 기간동안 발목을 잡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2000년 3세대 통신망 서비스가 도입될 때 비동기식인 WCDMA와 함께 기존에 우리나라가 종주국 노릇을 해 온 CDMA의 확장기술인 CDMA2000을 함께 쓰기로 결정했다. SK텔레콤과 KT는 비동기식 WCDMA를 할당받았고, LG텔레콤은 동기식인 CDMA2000을 받았다. 이후 세계 3G 시장이 WCDMA로 표준화되다시피하면서 1.8GHz CDMA2000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LG유플러스만 쓰는 통신망이 됐다. 로밍도 안됐고, 해외 단말기도 못 들여오는 덫에 빠진다.
LG유플러스로서는 비동기식인 LTE가 절실했고 이 때문에 가장 먼저 앞장서 LTE를 도입했다. 하지만 세대가 바뀌어도 동기식 CDMA는 여전히 발목을 놓아주지 않는다. LTE에는 전화 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두 회사는 LTE 모뎀이 자동으로 WCDMA로 전환해 주지만 LG유플러스 망에 연결된 단말기가 전화통화를 하려면 CDMA방식으로 접속하는 모뎀을 따로 갖고 있어야 한다. 모뎀이 2개 들어간다는 얘기다.
광고 내용은 이를 설명하는 것이다. LG유플러스용으로 나온 단말기는 LTE모뎀과 통화용 CDMA 모뎀이 따로 분리돼 있기 때문에 전화가 끊어지지 않는 것이다. 전화는 CDMA모뎀이 연결하고 LTE는 데이터만 실어나르면 된다. 그 대신 전력 소모는 조금 늘어날 수 있다. 장점이라고 할 수도 없지만 사실 단점으로 보기도 어려운 일이다. 그저 LG유플러스의 서비스 특성으로 보면 된다.
다만 이 특성 때문에 단말기 선택이 자유롭지 못하다. 해외 통신망과 호환성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기 떄문이다. LTE를 도입하면서 로밍은 훨씬 나아졌다. LG유플러스용 단말기는 GSM과 WCDMA에도 연결되는 LTE 모뎀을 쓸 수 있게 됐으니 해외에서도 음성통화나 3G망에 연결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해외 단말기는 못 들어온다. LG유플러스만을 위해 통화용 CDMA 모뎀을 품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국내 업체는 이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LG유플러스를 위한 전용 단말기를 만들어 공급한다. 하지만 이 외의 해외 업체는 한국 시장의 한 개 통신사만을 위해 별도 단말기를 만들기 어렵다. LG유플러스가 아이폰을 판매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른 통신사들은 불편할 수 있지만 늘 약점으로 지적되어 온 LG유플러스의 어두운 3G 역사를 강점으로 만들어낸 유쾌한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출처 : 블로그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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