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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닮은 네이버, IT -광고업계 판까지 뒤흔들어 [출처] 재벌 닮은 네이버, IT -광고업계 판까지 뒤흔들어|작성자 온화한

by JoyKim 2012.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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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1068억원. 지난 29일 종가 기준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의 시가총액이다. 순위로는 KT의 뒤를 이어 코스피 27위다. 반면 IT업계 경쟁자 다음의 시가총액은 1조 7681억원(코스닥 4위)이다. 

이는 NHN이 단순히 포털사이트 업계를 넘어 전체 IT 업계에서 절대우위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은 72%가 넘는데다 네이버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지식검색부터 메일, 블로그, 카페, 지도, 교통, 동영상, 거리뷰, SNS 등 무궁무진하다. 

이 뿐만 아니라 NHN은 이미 온라인 광고시장마저 평정했다. 지난해 NHN이 올린 광고 매출은 1조 1000억원이었는데 이는 전체 온라인 광고시장(1조 5800억원)의 70%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NHN이 국내 최대의 온라인 게임 포털 '한게임'을 운영한다는 것 역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를 바탕으로 사실상 NHN은 한국 IT 업계의 '절대강자'를 넘어서 업계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독과점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슈퍼공룡'이 된 NHN이 1위를 유지하기 위해 '인재 빼내기', '경쟁사 죽이기'와 같은 '재벌의 횡포'를 그대로 일삼는 등 재벌을 닮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의 IT 인력 빼내기…'인재는 키우기보다 빼내기?'

NHN의 게임개발부문 경력사원 모집 공고. ⓒ민중의소리


NHN은 IT 업계 종사자들에게 있어서 '꿈의 직장'이다. NHN이 구직자들을 홀리는 점은 무엇보다 연봉이 높다는 점이다. 지난 4월 발표된 NHN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NHN 직원의 평균 연봉은 7392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만에 약 1000만원 가량이 오른 것이다. 반면 경쟁업체인 SK커뮤니케이션즈의 평균 연봉은 4970만원이었으며, 다음의 평균 연봉은 4887만원이었다. 

복지 혜택이 좋다는 점도 NHN을 선망의 대상으로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우선 NHN은 10시 출근, 7시 퇴근으로 여유로운 출근시간을 보장하는데다 통근 버스 운행으로 직원들의 출퇴근을 돕는다. 복리후생 포인트, 대출 지원 제도, 리프레시 휴가, 동호회 활동 지원, 휴가 및 경조금 지원 등 다양한 복리후생 제도도 NHN의 자랑거리들이다. 

그러나 '꿈의 직장'은 NHN의 직원들에게만 해당될 뿐이다. 높은 보수와 복지 혜택을 바탕으로 한 NHN의 '인재 흡수 전략'은 동종 업체들에게는 '재앙'인 것이 현실이다. 또 이 같은 모습은 대표적 재벌인 삼성전자의 '인재 빼내기'와 똑 닮아 있어 우려를 자아내는 부분이다. 삼성전자의 '인재 빼내기'는 이미 중소기업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다. 심지어 삼성전자는 국경을 넘어 올해 3월 노키아의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심비안' 개발자들의 영입을 추진, 세간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NHN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다. NHN이 지난해 영입한 경력사원 수는 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NHN이 지난해 띄운 경력직원 채용 공고는 총 5건이었다. 디자인, 게임 등 16개 세부부문에서 이루어진 부문별 모집 인원은 각각 100명 이하였다. 어림잡아 계산해도 최대 16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소규모 벤처가 대다수인 IT업계에서 볼 때 어마어마한 규모의 인력 영입인 동시에 인력을 뺏기는 벤처 업체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반면 NHN은 신입사원 채용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였다. 2010년 신입사원 정기채용은 단 한 차례였다. 채용 규모도 기술직을 포함, 100명 이하였다. 이를 감안하면 NHN의 속내는 신입을 뽑아서 인재로 키우기보다는 동종 업계의 준비된 인재들을 빼내오겠다는 것과 다름 없다. 이 뿐만 아니라 NHN이 지난 7월 말 9개월 만에 또 다시 UX, UI디자인 부문 경력사원 모집 공고를 낸 것을 보면 '인재 빼내기'로 인한 '벤처 죽이기'는 NHN에게 대수롭지 않은 문제로 보인다. 이에 대해 IT 업계에서는 NHN이 고액의 연봉을 무기로 인재를 죄다 '흡수'한다며 허탈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의 벤처기술 흡수하기…'안 되면 서비스 통째로 산다'

첫눈 서비스 당시 메인페이지의 모습으로, 구글과 매우 닮은 점이 눈길을 끈다. ⓒ민중의소리


NHN이 인재 영입 못지않게 중시하는 것은 '벤처기술 사들이기'다. 벤처업체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면 이를 베끼거나 막대한 자본을 동원, 아예 사버리는 것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벤처 투자의 제일 조건으로 꼽는 것이 '포털이 서비스를 베껴도 버틸 수 있거나 2~3년 내에 포털에 팔 수 있는 서비스여야 한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벤처 업체들 또한 '좋은 서비스를 만들면 포털이 산다'는 생각을 갖고 있음을 토로하기도 한다. 

실제 NHN은 경쟁이 될 만한 서비스를 베끼거나 아예 사들이는 방식으로 성장해 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첫눈'과 '미투데이'다. 

지난 2006년 6월 NHN은 해외검색시장 진출과 검색기술 역량강화를 이유로 검색 전문회사 '첫눈'의 지분을 100%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총 350억원이었다. 2005년 6월 설립된 첫눈은 '한국형 구글'을 목표로 전체 직원의 65%가 검색분야에 풍부한 경력을 가진 우수 개발 인력으로 구성돼 있었다. 검색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으로서는 탐이 날 수 밖에 없는 벤처기업이었다. 

그러나 NHN은 2007년 인수 1년여 만에 돌연 첫눈 서비스를 중단했다. 첫눈 인수로 질 높은 검색서비스가 나올 것이라 기대했던 사람들은 '네이버가 첫눈을 녹여 없앴다'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는 예상된 일이었다. 애초부터 업계에서는 NHN이 첫눈을 인수한 진짜 이유로 검색기술 역량 강화보다는 한국 시장을 노리는 구글이 첫눈을 인수해 자신들에게 위협이 될 것을 미리 막기 위해서였다고 예상했던 것. 또 인수 후에는 머지않아 첫눈 서비스를 중단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 역시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미투데이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NHN은 SNS인 '트위터'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2008년 12월유·무선 연동 마이크로블로그 서비스인 '미투데이' 구주 100% 전체를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22억 4000만원이었다. 이는 NHN이 미투데이를 띄우기 위해 유명 연예인을 기용, TV 광고를 하는 등 광고 물량공세를 하는 것에 비해서는 결코 많은 금액이 아니다. 결국 NHN은 벤처기업 육성보다는 벤처기업들의 질 높은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인수, 스스로의 덩치만 키우고 있는 것이다.

광고 시장에 직접 뛰어든 네이버…'나는 아직도 배고프다'

NHN은 지난해 8월 말 온라인 검색광고 대행사인 오버추어와 결별하고 2011년부터 계열사인 NBP(NHN Business Platform)를 통해 직접 광고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온라인 광고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NHN이 국내 온라인 광고 시장을 독식해 온 오버추어코리아와 결별함으로써 광고 대행에 따른 수수료를 자신들이 챙기는 것은 물론, 독자 플랫폼으로 온라인 광고 시장까지 제패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NBP로의 검색광고 전환에 대해 NHN은 "기존에는 광고주들이 광고하고자 하는 매체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며 "(NBP의) 클릭초이스는 검색광고의 효율성을 크게 높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NHN은 '광고주들의 선택의 권리'를 연신 강조했다. 

반년이 지난 현재 NHN은 자체 검색광고 도입의 효과를 보는 듯 2011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다. 특히 NBP를 내세운 검색광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7%, 전 분기 대비 5.8% 늘어난 2503억원을 기록했다. 클릭당 단가(PPC)도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으며 광고주 수도 18만2000여명으로 양호한 수준이다. 

오버추어 역시 가장 큰 고객사인 네이버와 결별한 후에도 5개 업체와의 재계약에 합의하는 등 선전하는 모양새다. 오버추어코리아는 매출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탓에 오버추어 네트워크의 일원인 다음의 매출을 통해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데, 지난 1분기 다음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60.4% 증가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검색광고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4.1% 증가했다. 

오버추어는 또 지난 2월에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1 마켓 인사이트 세미나'에서 "양보다 질로 승부한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오버추어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NBP의 검색광고 단가는 오버추어에 비해 평균 1.4배 높았지만 광고 효율은 오버추어가 앞선 것으로 분석됐다. 오버추어의 투자수익률(ROI)이 0.97로 NBP(0.59)보다 60% 이상 높았던 것.

NBP가 관여하는 네이버 디스플레이 광고 소개 화면. ⓒ민중의소리


NBP-오버추어 싸움에 광고주 등만 터져

NBP와 오버추어라는 두 공룡의 싸움에 피해를 본 이들은 정작 따로 있었다. '선택의 권리'가 많아질 것이라던 광고주들과 소형 검색광고 대행사들이었다. 

우성 광고주들은 시장이 양분화 됨에 따라 오버추어와 NBP 모두에 광고를 집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월 닐슨코리안클릭은 "NBP 네트워크 참여 광고주의 증가와 오버추어 네트워크 이탈 광고주는 이원화된 복수의 네트워크에 광고상품을 동시에 노출시키는 포트폴리오 전략을 활용하는 광고주가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광고주들이 오버추어와 NBP 모두에 광고를 노출시켰다는 것이다.

가장 직접적인 피해는 광고비가 상승했다는 점이다. NBP의 검색광고 단가가 오버추어에 비해 높다는 것은 네이버에 광고하기 위해 광고주들이 그만큼 더 많은 광고비를 지불했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NBP의 '클릭초이스'와 '타임초이스' 등 키워드검색 광고 PPC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는 것은 실제로 광고주들이 전년 동기 대비 22% 높은 광고비를 지출했다는 것이다. 이는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이 70%를 상회하는 탓에 소형 광고주들이 과열 경쟁으로 광고 단가가 상승해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NBP와 계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소규모 검색 광고대행사들도 네이버의 NBP 도입 후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들 검색 광고대행사들은 소형 광고주들을 모집해 오버추어 등에 연결해주고 광고수수료의 15%를 중개비로 받았다. 그러나 NHN이 NBP를 통해 직접 광고주 유치에 나서면서 이들 대행사의 광고주들이 NBP로 하나 둘씩 이탈하기 시작했다. 특히 NBP가 자사와 계약하는 광고주들에게 광고수수료의 15%를 할인쿠폰 형태로 지급하는 이벤트까지 실시하면서 타격이 더 컸다. 

NBP의 '클릭초이스'로 광고 창구가 단일화 돼 대형 광고주들과 경쟁하게 된 것도 중소규모 광고대행사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이에 소규모 광고대행사들 사이에서는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공멸을 막기 위해 광고 입찰 금액을 낮추자고 모의하는 등 '역담합'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결국 광고주들의 '선택의 권리' 운운하던 주장과는 달리 웃고 있는 것은 NHN 뿐인 셈이다. 

'슈퍼갑' 네이버, 언론사 광고까지 규제 나서

언론사 기사 페이지 내의 페이드인 광고 ⓒ민중의소리



'무소불위' 네이버의 파워는 언론사 광고에까지 미친다. 네이버 뉴스캐스트에 속한 언론사 광고에까지 관여하기 시작한 것. 

최근 네이버는 뉴스캐스트 언론사를 상대로 '페이드인 광고'를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페이드인 광고란 메인 페이지 내 기사 보기를 눌렀을 경우 기사 제목 바로 아래 뜨는 조그만 광고 박스를 말한다. 제목 바로 아래 뜨는 탓에 이 방식의 광고는 노출 효과가 매우 큰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나 사진을 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페이드인 광고 내의 'X자'를 눌러 광고를 삭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언론사에 '페이드인 광고' 삭제를 요구한 공식 이유는 '뉴스 콘텐츠를 가리기 때문'이었다. 네이버 이용자들이 뉴스캐스트를 통해 개별 언론사 홈페이지에 유입, 뉴스를 읽는데 기사를 가리는 광고가 뜨면 콘텐츠 이용에 불편을 초래할 것이라는 게 네이버의 입장이었다. 

언론사 입장에서는 자사의 광고 운영에 간섭하는 네이버가 못마땅하지만 따르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뉴스캐스트에 속한 언론사 사이트들이 유입자의 60%를 네이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 이에 언론사들은 네이버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통상 언론사 온라인 광고 매출의 20~30%를 점하는 것으로 알려진 페이드인 광고를 포기했다. 포털인 네이버가 언론사 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이 입증되는 순간이었다. 심지어 네이버는 올해 말까지 기사 내의 개별 키워드에 붙는 광고도 없애달라고 주문했으며, 이 같은 광고 제한 조치들을 검색 제휴 언론사까지 확대할 것이라는 풍문도 나돌고 있다. 

일각에서는 네이버의 언론사를 상대로 한 부당한 간섭이 경쟁업체인 오버추어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한다. 페이드인 광고는 오버추어의 대표상품 중 하나인데, 뉴스캐스트 제휴 언론사의 페이드인 광고가 삭제되면 그만큼 노출이 적어지고 이는 효율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같은 광고비를 집행하는데 효율이 떨어지는 것을 광고주들이 좋아할 리 없다. 결국 광고 효율 저하가 계속되면 광고주들은 오버추어를 떠나 NBP로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NHN 내부에서는 국내 검색광고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30%에서 올해 60% 이상으로 끌어올려 검색광고 매출만 1조원을 돌파한다는 목표를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NHN은 국내 전체 광고시장의 14%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점하고 있다. 광고 매출로는 지상파 TV인 MBC의 지난해 광고매출(8200억) 보다 높은 매출을 올렸고, KBS(5800억)와 SBS(5000억)를 합한 것보다 많았다. 

코리안클릭 통합 쿼리 기준 72.3%라는 막대한 검색 점유율을 점하고 있지만 여전히 NHN은 만족하지 못한다. 부를 쌓기 위해 중소기업의 인력을 빼내고, 막대한 자본으로 기술을 사들이는 등 시장을 교란하는 재벌의 폐습을 그대로 따라하는 이유다. "모든 이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 공공의 이익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과 함께 성장해 나가겠다"는 자사 소개 문구가 현재 NHN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는지 성찰이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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