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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Peace/- Resist AIDS

에이즈보다 무서운… 단절

by JoyKim 2009.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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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에 걸리면 배움의 기회도 박탈당해야 하는가.

베트남에서 에이즈에 감염된 고아들이 학부모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닥쳐 초등학교에 등교하자마자 입학취소되는 일이 발생했다. 마이호아 고아원에 살고 있는 시스터 바오(여·가명·12)는 지난 9월 14명의 친구들과 함께 정부가 운영하는 안논동 초등학교에 등록했다. 응웬 티 바오 고아원 원장이 지난 3년간 학교를 상대로 열심히 로비를 한 덕분이었다.

하지만 시스터 바오와 친구들이 등교를 하자마자, 학부모들의 거센 ‘반란’이 시작됐다. 학부모들은 이 아이들이 학교에 오는 것을 거부했고, 심지어 일부 학부모는 아이들을 피해 급히 달아나기도 했다.

학교측은 혼란을 막기 위해 서둘러 아이들을 잠시 격리시켰다. 이어 학부모들의 요구를 수용해 등교 허용을 취소했고, 15명의 아이들은 다시 세상과 단절된 고아원으로 추방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 보도했다.

시스터 바오는 “학교에 가는 것은 너무 행복했다”며 “그러나 내가 본 것은 학부모들이 자신들의 아이와 내가 함께 공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평범한 학생이라면 나도 두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행동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응웬 티 바오 원장은 “학교에 가는 날을 오랫동안 기다려왔기 때문에 아이들은 학교에 가게 됐을 때 매우 흥분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유엔산하 에이즈전담기구인 베트남 유엔에이즈계획의 에아몬 머피 국장은 “(에이즈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부적절한 반응과 두려움을 보이는 것”이라며 “에이즈는 함께 식사를 하는 등 공동체 생활을 통해 전염되는 병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노력으로 개선되고는 있지만, 에이즈는 여전히 베트남에선 심각한 사회문제다.

NYT에 따르면 베트남 전체 인구 8600만명 중 약 29만명이 에이즈에 걸린 것으로 추산된다. 이중 어린이는 5100명으로, 이들은 모두 일반학교 입학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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