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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마저 희망퇴직 태풍…숨죽인 직장인들

by JoyKim 2012.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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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발 재정위기가 내수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구조조정에 나서는 기업들이 도미노처럼 꼬리를 물고 있다. 현대중공업(009540) (204,000원▼ 7,000 -3.32%)·유진기업(023410) (3,055원▼ 195 -6.00%)등 업계 1위 기업들이 잇달아 희망퇴직을 실시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여파는 후발 기업에까지 연쇄적으로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후보들이 저마다 경제 민주화를 공약으로 내세우자 대선 전에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 업계 1위 기업들의 희망퇴직

12일 업계에 따르면 레미콘 업계 1위인 유진기업은 인력 및 조직효율화 방안의 일환으로 이달말까지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차장 이상 간부급이 대상이다.

유진기업은 희망퇴직자에게 근속연수와 직급에 따라 9~12개월치 급여를 지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핵심 부서를 제외한 본사 인력 20%를 전국 사업장으로 재배치하는 등 전반적인 조직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유진그룹, 현대중공업 등 업계 1위 기업들이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섰다. 이 같은 현상은 2~3위 업체까지 연쇄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조선일보 DB

비록 건설 경기 위축이 희망퇴직 실시 배경이라고는 하지만, 유진기업이 레미콘 업계 1위라는 점에서 이 같은 희망퇴직 실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앞서 현대중공업 역시 지난달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 100여명의 신청자를 받았다. 세계 최대 조선소 중 하나인 현대중공업의 희망퇴직 역시 수주액이 지난해 대비 40% 이상 빠지는 등 글로벌 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업계 선두인 현대중공업이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면, 나머지 업체들도 사정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희망퇴직 도미노는 현대중공업에서 멈추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 금융권도 구조조정 태풍

이 같은 희망퇴직 붐은 제조업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한국씨티은행은 경영악화를 이유로 4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 회사의 희망퇴직은 2008년 300명가량의 직원을 내보낸 지 4년 만에 처음이다.

이미 희망퇴직 대상과 조건을 노조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씨티은행은 경기 침체 탓에 2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2% 줄었다.

이 밖에 신한은행·KB국민은행·NH농협은행도 연말이나 연초에 수백명 단위의 희망퇴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후발 업체에 더 혹독한 겨울

업계 1위 기업과 한동안 따뜻한 겨울을 보냈던 금융권까지 구조조정에 가세하자 2~3위 이하 업체들은 더욱 혹독한 겨울이 예고됐다.

이미 포털 3위 사업자인 SK컴즈(066270) (7,820원▲ 130 1.69%)는 지난달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전체 직원의 10%가 넘는 100명 이상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8월에는 국내 시장점유율이 갈수록 줄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가 2000년 회사 출범 이후 처음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전체 직원의 14%인 800여명이 회사를 떠나게 됐다.

◆ 대선과 맞물려 구조조정 증폭

이처럼 제조업과 비(非) 제조업을 가리지 않고 희망퇴직이 유행하는 것은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른 후폭풍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러나 최근 대선후보들이 제각각 경제민주화를 공약으로 내걸면서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연말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내년 이후 구조조정에 들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줄어들 인력 수요를 미리 감축한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희망퇴직이 한계기업부터 이뤄지는 것과는 달리 최근의 희망퇴직은 선두권 업체들이 먼저 나서 실시하고 있다”며 “이는 내년 이후에도 경기가 좋지 않아 미리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보는 기업이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선과 맞물린 구조조정 현상은 해외서도 일어나고 있다. 미 국방부 2위 납품업체인 보잉은 캘리포니아에 있는 일부 생산설비를 폐쇄하고 몇몇 사업부문을 통폐합해 2015년까지 16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잉의 이번 발표가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이 결정된 지 하루 만에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방비 지출을 대폭 늘리겠다고 약속한 미트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가 오바마에 패배한 데 따른 결정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오하이오주(州)의 석탄업체인 머래이에너지의 로버트 머래이 CEO는 지난 한 주 동안 3500명의 직원 중 150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했다 머래이 CEO는 대선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혀 화재가 된 바 있다.

NBC 방송은 이번 구조조정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으로 불거진 ‘석탄업계와의 전쟁’에 대한 반발 움직임”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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