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Information/- ◈음식 이야기◈

잘못된 와인 상식

by JoyKim 2009. 2. 24.
반응형

* 와인전문가는 맛을 보고, 어느 해 어느 지방 와인인지 알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와인을 배우면서 가장 바라는 것은 아마도 어떤 와인 맛을 보고, 어느 지방, 몇 년도, 무슨 와인이라고 알아맞히는 정도의 경지를 생각할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하루에 10개씩 테이스팅하고 그 맛을 외운다고 가정할 때, 1년이 지나면 3,650개 와인 맛을 기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면 해가 바뀌어 또 다른 빈티지의 동일한 이름의 와인이 3,650개가 나오게 됩니다. 평생을 아무리 노력해도 3,650개 와인만 맛보다가 그르치게 되는데, 보르도 지방만 해도 무려 8,000여 개의 샤토가 있으며, 이태리의 등록된 포도밭만 해도 9만 개나 됩니다. 그 이름이나 제대로 외울 수 있을까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면, 텔레비전이나 영화에서 한번 맛을 보고, 무슨 와인 몇 년도 산이라고 맞히는 장면이 얼마나 허구인지 금방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와인 감정 전문가라고 해도 전문으로 감정하는 타입의 와인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맛이 좋다, 나쁘다는 평가를 내릴 수는 있어도 어느 지방 몇 년도 산이라고 알아맞힐 수는 없습니다. 상표를 보지도 않고 맛이나 향만으로 와인을 완벽하게 구분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사람은 바로 얼마 전에 그 와인을 맛본 사람이라고 확신해도 됩니다.

와인 맛을 알아맞혀서 어떤 이득이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에게 맛있다, 맛없다고 느껴지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반드시 그 맛을 가격과 비교해서, 구입을 할 것인지 결정해서, 잘 팔아치우든지 아니면 맛있게 마시면 됩니다. 테이스팅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서, 와인이 나에게 어떻게 해야 즐거움을 주는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와인이 진정한 행복과 기쁨의 술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 와인 마시는 법이란, 잔에 있는 와인의 색깔을 보고, 잔을 흔들어 향을 맡고, 입에 넣은 다음에는 공기를 불어넣어 가글하듯이 맛을 보는 것이다.
수많은 책이나 웹 사이트에 위의 방법을 와인 마시는 법으로 고정시켜 놓았는데, 이 방법은 테이스팅할 때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즉 와인을 감정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지요. 우리가 알고 있듯이 잔을 눕혀서 경계면의 색깔을 보고, 잔을 흔들어 더 많은 향이 나오도록 해서 향을 맡고, 입에 넣고 굴리듯이 맛을 보고 공기를 불어넣어 코에서도 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만약 일반 레스토랑에서 이렇게 마신다면 이 와인이 좋은지 나쁜지 따지는 것이 되기 때문에 와인을 접대한 사람에게 실례가 되며, 가글하듯이 요란스럽게 소리를 내면 주변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니까, 이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테이스팅 관련 외국 책자에도 레스토랑에서는 이런 방법을 사용하지 말도록 권유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와인 좀 안다는 사람들이 와인을 마실 때 이야기하면서도 한쪽 손으로 계속 잔을 흔들고 있습니다. 아까운 향을 전부 날려 보내고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후루룩 쩝 쩝 짭짭” 요란스럽습니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에티켓입니다.


* 와인 잔의 볼을 잡으면 체온 때문에 와인의 온도가 올라간다.
가든파티가 아닌 이상, 와인은 테이블에서 앉아서 마시게 됩니다. 그러니까 잔을 이렇게 잡든 아니든 체온 때문에 와인의 온도가 올라간다는 얘기는 있을 수 없습니다. 올렸다 내리는데 불과 2-3초도 안 걸리는데, 그 사이에 무슨 온도가 올라갈까요? 올라가면 얼마나 올라갈까요? 와인의 맛에는 아무런 영향력이 없습니다. 화이트와인의 경우는 찬 와인 때문에 잔 겉면에 이슬이 맺히니까 자연스럽게 볼을 잡지 않게 됩니다. 온도 때문이 아닙니다.

그러나 테이스팅을 할 때는 사람의 몸이 측정 도구가 되므로 면밀하게 지켜야 할 것이 많습니다. 이 때는 방법을 통일시켜야 합니다. 다들 아래쪽을 잡습니다.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는 편견이나 선입감이 와인 평가에 영향력을 줄 수 있으므로 이런 것들을 을 제거하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그 결과를 객관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외국 사람들 마시는 것 보세요. 거의 볼을 잡고 마십니다. 와인은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어야 합니다. 와인 마시는 격식 때문에 와인 마시는 자리가 부담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유명한 이야기가 있지 않습니까? “와인은 우리에게 자유를 준다. 그러나 사랑은 그것을 빼앗아 가버린다.” “와인은 우리를 왕자로 만든다. 그러나 사랑은 우리를 거지로 만든다.”


* 눈물(tear, leg) 이 많을수록 좋은 와인이다.
와인이 담긴 잔을 흔든 다음에 그대로 두면, 얇은 막이 형성되어 눈물같이 밑으로 흘러내립니다. 이것을 “Legs”, “Tears”, 혹은 “Arches”라고도 합니다. 와인이란 화학적인 성질 즉, 증발율과 표면장력이 다른 알코올과 물의 혼합물입니다. 와인 잔을 흔들면 잔 벽에 얇은 와인 막이 형성됩니다. 이 얇은 막에서 알코올은 물보다 더 빨리 증발하기 때문에, 표층에는 밑에 있는 와인보다 물의 함량이 더 많아집니다. 알코올은 와인이 공기와 만나는 부위에서 가장 빠르게 증발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알코올은 얼마 없고 물이 대부분이라서, 여기서 표면장력이 최대가 됩니다. 그래서 이 액이 중력의 힘으로 흘러내리는 것이고, 이어서 이것이 뭉쳐 물방울같이 되면서 아래쪽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이 눈물은 주로 물일 수밖에 없으며, 알코올 함량이 높은 와인일수록 안쪽과 바깥의 농도 차이가 많아지기 때문에 이 현상이 잘 일어납니다. 위스키나 코냑으로 해보세요. 잘 됩니다. 대신 잔이 깨끗해야 합니다.


* 와인은 코르크를 통해서 숨을 쉰다.
“코르크는 숨 쉰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코르크가 숨쉬면 공기가 들어가서 와인이 부패하게 됩니다. 사실 코르크 마개를 한 병을 눕혀서 보관하면 코르크가 와인을 흡수하여 팽창하게 되므로 공기유통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들어가는 공기의 양은 너무 적어 무시해도 됩니다. 산소는 그 양이 적어서(1년에 0.02-0.03㎤) 병 숙성에 관여하지 못합니다.

대신 코르크가 똑바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러므로 디캔팅하기 전에 뚜껑을 열어 놓는다는 것도 이론적 근거가 없는 말입니다. 병 숙성은 산화가 아니고 환원과 질식작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와인은 식품으로서 밀봉된 상태에서도 미세한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맛이 그대로 유지되는 기간이 있고 약간 원숙한 맛으로 개선될 수도 있습니다.

코르크란 식물의 줄기, 가지, 뿌리의 가장 바깥쪽에 있는 보호조직. 표피 바로 밑에 코르크층이 있고 그 밑에 코르크 형성층이 있습니다. 그 다음이 피층입니다. 코르크 조직세포는 규칙인 배열을 나타내며 원형질이 없는 속이 빈 죽은 세포로 세포벽은 지방산의 중합체인 수베린(Suberin)의 두꺼운 층으로 이루어져 물이나 공기가 통과하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코르크 조직의 세포벽에 수베린이 퇴적하여 두꺼워지는 현상을 코르크화(Suberization)라고 합니다. 이 수베린은 큐틴(Cutin)과 비슷하여 물과 공기를 통과시키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코르크 조직이 만들어지면 바깥쪽 2차 체관부 조직은 수분의 공급을 받을 수 없어 죽게 됩니다.


* 서빙 하기 전에 코르크를 미리 개봉해 놓고 기다리면 맛이 더 좋아진다.
레드와인의 경우, 맛을 개선하기 위해 서빙하기 전 30분 내지 한 시간 전에 코르크를 따 놓으면 좋다고 이야기하면서 이를 와인의 숨쉬기라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실제로 와인의 공기접촉에 대해서 이야기해 본다면, 코르크를 따서 둔다고 했을 때 공기와 접촉하는 표면적은 병구의 직경만한 면적인데, 한 시간 혹은 그 이상 둔다고 해서 공기와 접촉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가장 효과적인 공기접촉의 방법은 디캔팅이나 다른 용기에 옮기는 것입니다. 디캔팅이 여의치 않다면 차라리 글라스에 따라 놓고 음식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더 낫습니다.

와인을 서빙하기 전에 개봉해두면 맛이 좋아진다는 말은 부분적으로는 맞는 말입니다. 이 이론에는 은 다음 몇 가지 이유를 가정해 볼 수 있다. 스틸와인이면서 탄산가스가 가득 차 있을 때는 이 가스를 없앨 수 있습니다. 또 와인에 좋지 않은 발효취가 남아 있을 경우 특히 겨우 감지할만한 적은 농도일 경우 탄산가스와 같이 날아갑니다. 숙성 중에 미생물에 의한 변화 때문에 나쁜 냄새가 나는 경우도 개선될 수 있습니다. 또, 와인에 아황산이 너무 많을 경우도 이 가스가 날아가므로 개선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질이 나쁜 와인은 미리 코르크를 열어두면 맛이 개선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와인을 미리 개봉하거나 디캔팅하여 바람직한 향이 증가한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30분이나 한 시간가량의 짧은 시간에 무슨 화학반응이 일어나 우리가 인식할만한 좋은 향이 나올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공기접촉이 실제로 와인의 맛을 개선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디캔팅은 영 와인의 타닌의 거친 맛을 부드럽게 개선할 수 있지만, 신선한 풍미가 사라지며, 올드 와인인 경우는 침전물을 제거할 수 있지만, 서빙하기 직전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면 15-20년 된 것은 디캔터에서 오래 있으면 향이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단, 셀러에서 낮은 온도로 있다가 한 두 시간 두면, 온도가 올라가서 더 부드럽게 느낄 수는 있습니다.


* 보졸레는 “탄소침용방법”으로 만든다.
Carbonic(불어로 Carbonique)’이란 용어를 “탄소 침용”, “‘탄소를 섞어서 만든다.”, “탄산분해과정” 등 표현으로 잘못 번역하여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보졸레는 포도를 으깨지 않고 채워서 탄산가스를 가득 채우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탄산가스 침용(침출, 추출)”이라고 해야 올바른 말이 됩니다. 탄소란 숯이나 석탄 등과 같은 물질로 색깔과 냄새를 흡수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그래서 수돗물을 정제할 때 사용되며, 주류공업에서는 보드카를 증류할 때 사용하거나 테네시 위스키를 만들 때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바람직하지 않은 향과 색깔을 없앨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와인에 탄소를 넣으면 끔찍한 결과가 나오며 레드와인의 색깔이 다 없어집니다. 그리고 향도 다 사라져서 특징 없는 와인이 됩니다. “탄소침용”이란 용어는 탄소의 성질을 아는 사람이 보면 배꼽을 잡고 웃을 수 있는 표현입니다.


* 보졸레만이 누보(Nouveau)로서 11월 셋째 목요일에 출하한다.
그 해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을 누보(Nouveau) 혹은 프리뫼르(Vins de Primeur)라고 합니다. 이 표시를 한 와인은 보졸레만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프랑스 AOC 규정에 55개의 와인이 있습니다. 이 중 11월 셋째 목요일부터 판매할 수 있는 25개는 Primeur(프리뫼르) 혹은 Nouveau(누보)라는 표시를 해야 하지만, 12월 1일부터 팔 수 있는 것은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누보”라는 표시를 하는 와인 중 보졸레 지방에서 나오는 것은 "Beaujolais", "Beaujolais Superieur", "Beaujolais Village", 그 다음에 "Beaujolais + 마을 이름“ 이렇게 됩니다. 그 외 프랑스 와인생산지역에서 나오는 것이 21개가 더 있습니다. 예를 들면, ”Anjou Gamay", "Bourgogne(White)"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이름의 누보는 우리가 잘 모르고, 11월 셋째 목요일을 거의 모든 사람들이 “보졸레 누보의 날”이라고 할 만큼 보졸레의 마케팅은 대단한 것입니다.

참고로, 독일은 "Der Neue"라고 하면서 11월 1일부터 판매하며, 이태리 역시 "Vino Novello(Vino Giovane)"라고 해서 11월 6일부터 판매합니다.


* 와인 병 바닥이 움푹 들어갈수록 좋은 와인이다.
“와인 병의 바닥이 안쪽으로 깊을수록 좋은 와인이다.” 그야말로 허무맹랑한 이야기입니다. 병이야 사람이 만들기 나름이지 병 모양이 와인의 질을 좌우할 수는 없습니다. 이 부분을 Pushup, Punt 등으로 부릅니다. 병 바닥을 이렇게 만들면 부피가 줄어들어 같은 용량이라 하더라도 더 크게 보이는 효과는 있지만, 와인의 품질과 무관합니다. 질 나쁜 와인을 만들면서, 제병업자에게 병 바닥을 깊게 파달라고 부탁하면 어떻게 될까요?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인데도 이를 믿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또, 병 바닥에 찌꺼기를 모으기 위해서 이렇게 만들었다고 하지만, 와인 따를 때 아무 도움도 안 됩니다.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헛소문에 현혹되지 맙시다.


* 주석산염?
주석(酒石): 포도주를 만들 때 알코올이 증가함에 따라 침전하여 생기는 물질. 불순한 산성 주석산칼리가 주성분으로 주석산의 제조 원료가 됨.

국어사전에서 주석을 찾아보면 나오는 말입니다. 우리가 흔히 주석산염이라고 부르는 것은 정식 명칭이 아닙니다. 그냥 짧게 ‘주석’이라고 부르면 됩니다. 아마도 이 물질이 주석산과 칼륨이 결합하여 생긴 것이기 때문에 주석산염이라고 부르게 된 것 같습니다만, 옛날부터 포도를 다룰 때 생기는 물질이 너무 많이 생겨서 국어사전에도 나온 것일 겁니다. 참고로 염이란 것은 산과 알칼리가 반응하여 생기는 물질을 말합니다.

포도에는 여러 가지 산이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산이 주석산(Tartaric acid)입니다. 이 주석산은 포도에만 존재하는 특이한 것으로 온대지방의 다른 과일에는 없는 것입니다. 이것이 칼륨이나 칼슘과 결합하여 침전을 형성하여 점점 커져서 와인 병에 모래 같은 입자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 주석은 꼭 와인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포도주스를 만들 때도 엄청난 양이 나옵니다. 심하면 파이프를 막아서 액이 흐를 수 없도록 만들기까지 합니다. 왜냐면 포도주스에는 이 물질이 과포화상태 즉 원래 녹아있어야 할 양 보다 더 많이 녹아있기 때문에, 약간의 충격만 있으면 쉽게 입자가 생성되어 처음에는 가는 입자였다가 점 점 커지게 됩니다.

이제부터는 주석산염이라고 길게 부를 것이 아니라 간단하게 주석이라고 부르세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