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의 PC’로 불리는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기존 비즈니스 시장에 새로운 변화가 감지된다. 금융, 출판 등 오프라인 시장부터 전자상거래, 포털광고 등 온라인 비즈니스까지 전 방위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스마트폰 등장으로 어떤 새로운 부가사업이 도래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검색·광고
위치기반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광고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솔직히 감탄과 동시에 못 이기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감도 든다.”
국내 포털업계 한 임원의 전언이다. 모바일 시대가 열리면서 구글의 공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 구글은 안드로이드라는 스마트폰용 OS를 만들었고, 자체 검색엔진을 갖고 있다. 아이폰에 기본 검색으로 들어갔을 뿐 아니라 넥서스원이라는 단말기를 선보이며 이동통신사에 의존하지 않는 직접판매라는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이에 반해 국내 포털은 자체 검색 엔진보다는 포털 내 카페, 블로그, 뉴스캐스트 등 기존 웹에서처럼 ‘서비스’ 말고는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구글이 NHN, 다음과 같은 국내 토종포털의 강세를 꺾고 모바일 강자로 등극하게 될지가 업계 초미의 관심사다. 단순검색이 강한 구글에 ‘서비스’로 승부하겠다는 포털업계는 기존 웹에서처럼 풍성한 콘텐츠를 모바일에서 그대로 갖고 갈지 말지부터 고민이다.
휴대 단말기는 PC에 비해 디스플레이가 작아 기존의 유선 웹사이트를 그대로 보기에 불편하다. 또한 플래시나 동영상을 모바일 단말기로 실행하기에 기존 웹 페이지는 최적화된 환경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용자들의 서비스 이용행태도 다르다. 이시원 메트릭스 모바일 인덱스 팀장은 “모바일 기기에서는 실시간 교통정보나 오늘의 날씨, 주변 음식점과 같은 즉각적인 정보 검색이 많다. 현재 자신의 위치와 상황에 대한 검색 서비스 수요가 높다는 것이다. 커뮤니티 이용도 서비스 이용률이 50% 이상으로 높게 나타는데 이 안에서도 전통적인 카페보다는 트위터, 미투데이와 같은 단문형 SNS 이용빈도가 높다”고 설명한다.
결국 NHN과 다음은 모바일웹을 선보이면서 풍부한 콘텐츠보다는 모바일 최적화로 가닥을 잡았다. 아직 SK컴즈도 조만간 모바일웹을 선보인다는 계획.
NHN은 특히 지난해 12월 모바일 센터를 따로 구성하는 등 모바일웹 서비스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람 NHN 이사는 “올해 NHN은 모바일에 대한 우선순위를 1순위로 높이고 웹과 거의 동시에 새로운 서비스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이미 모바일 다음을 통해 검색, 한메일, 카페, 블로그 등 다음의 핵심 서비스 18개를 제공하고 있다. 다음의 강점인 동영상 서비스와 지도 서비스 ‘다음 지도’, 블로그 서비스 ‘iTISTORY’ 등은 아이폰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개발했다. 1분기 중에는 모바일 다음에 메일과 쪽지 등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통합한 소셜서비스 ‘MyP+(마이피플)’을 올 1분기 내 서비스할 계획이다.
음성검색광고 등장
서비스뿐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모바일광고 시장 선점도 공통과제. 아직 그 규모는 미미하나 모바일광고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상당하다. 국내보다 모바일 시장이 조금 먼저 열린 일본의 사례만 봐도 그 성장세를 짐작할 수 있다. 2008년 일본 전체 광고 시장에서 모바일광고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했지만 전년 대비 60%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국내 모바일광고 시장 잠재성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설리번은 최근 ‘올해 국내 모바일광고 시장은 2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대비 31% 커질 것’이라 내다봤다. 국외 광고시장 전체 규모도 올해 100억달러를 넘길 전망이다.
이런 광고시장을 잡기 위해 글로벌업체들도 분주한 모습이다. 구글은 지난해 11월 애드몹이라는 모바일광고업체를 7억5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애플은 콰트로와이어리스(Quatro wireless)를 2억7500만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콰트로와이어리스는 휴대폰용 모바일광고사업을 운영하는 광고업체이자 출판사로, 이번 발표로 애플은 광고시장까지 진출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셈이다. 국내에서는 검색 대행업체인 오버추어가 KT와 애드앤텔과의 제휴를 통해 문자메시지형 검색광고를 개발 중에 있다. NHN은 지난해 7월 계열사 NBP 통해 이토프를 계열회사에 추가했다. 이토프는 텍스트 기반의 모바일 쿠폰 제공 솔루션 업체로 향후 모바일광고 시장 진출에 대비한 전략적 인수다. 현재 NHN은 시범적으로 띠광고를 모바일 네이버에서 선보이고 있으며 추가 광고모델 발굴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배너광고, 플래시광고 외에 ‘음성검색광고’라는 비즈니스모델도 등장했다. 모바일웹 검색은 이동 중에 발생하기 때문에 터치 자판으로 일일이 검색하기보다 쉬운 검색 방법이 바로 음성 검색이기 때문. 이미 미국에서 기존전화안내서비스(ARS)를 스마트폰에서 텍스트로 안내하는 서비스들이 나오면서 음성검색은 기존의 ARS를 대체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콘텐츠
방송콘텐츠
일본 BeeTV 사례에서 보듯 스마트폰으로 5분짜리 연속극을 볼 날도 머지 않았다. | |
스마트폰을 활용해 방송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시대는 이미 도래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4.99달러짜리 ‘TVUPlayer’ 애플리케이션만 내려 받으면 전 세계 900여개 방송 채널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을 정도다. 이 애플리케이션에서는 YTN, TBS교통방송 등 국내 방송사 콘텐츠도 들어 있다.
KT 역시 이미 출시된 스마트폰 ‘쇼비디오’를 통해 기존 DMB와 달리 IPTV 방식으로 서비스가 시작됐다. 제공자와 사용자가 1 대 1 방식인 유니캐스트(Uni cast) 전송 형태란 점이 한계라는 지적도 있지만 자유롭게 콘텐츠를 골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적 진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콘텐츠 제작사 역시 이런 변화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일본 NTT도코모와 에이벡스(AVEX)는 지난해 5월 합작법인 ‘Bee TV’로 휴대폰을 통한 드라마를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휴대폰을 통하다 보니 그 형식은 5분물 24부작(총 120분)으로 꾸려졌다. Bee TV는 휴대폰용 콘텐츠를 위성방송, DVD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Bee TV의 가입자는 올해 상반기 중 2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원 CJ미디어 드라마국장은 “한국 역시 모바일(유통) 시장의 성장으로 콘텐츠의 호흡이 매우 짧아질 수 있고, 단막적(연속극) 스토리, 예능형 콘텐츠, IT와 접목된 콘텐츠(Intelligent Content)가 대세를 이끌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전문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전 세계 앱스토어 다운로드 시장은 올해 61억740만달러(7조198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87%는 무료로 제공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방송콘텐츠 사업자들은 유료 콘텐츠 개발에 집중, 차세대 수익원 중 하나로 삼을 계획이다.
출판
‘매경 앱을 받아 뉴스를 보고 있던 중 눈에 띈 기사. 포르쉐에서 만든 눈썰매. 대략 한화 68만원, 멋지군요.’ 아이폰 사용자가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이처럼 스마트폰을 통해 뉴스기사, 전자책 등을 보는 건 이제 일상화됐다. 아이서플라이 등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e북 시장이 2012년까지 111억9100만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한국이퍼브가 출범한 것도 이런 이유다. 한국이퍼브는 출판사, 서점, 언론사 등 총 10개 회사가 공동으로 출자한 법인. 2월부터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5000권을 서비스한 후 월 1000~2000권씩 늘릴 예정이다. 킨들처럼 특정 단말기에만 서비스되는 콘텐츠가 아니라 전자책 전용 단말기부터 스마트폰까지 두루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지원하기 때문에 ‘개방성’ 면에서 상당히 진화된 형태라 할 수 있다.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가 이끄는 자회사 터치커넥트 역시 뉴스 최적화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다양한 형태의 사업을 진행 중이다.
웅진, 교원 등 출판업계의 강자들 역시 기술적으로 스마트폰을 통한 e북 시장 진출 준비를 끝냈다. 문제는 저작권. 교원그룹 관계자는 “모바일 저작권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사실상 서비스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전집류, 단행본 시장은 여전히 오프라인이 강세지만 대세가 e북으로 가고 있어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
현실세계에 디지털 정보를 입히는 것을 증강현실이라 한다. 가상현실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구현한다면 증강현실은 이미 존재하는 현실을 확대 재생산한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위치서비스는 이미 구글 등 각 IT회사들을 통해 실현되고 있다. 국외 업체들은 이를 게임에도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트라이디가 뉴욕 타임스퀘어, 서울 명동 등을 실제로 걷는 듯한 3D 환경을 구현해 역할 놀이를 할 수 있는 ‘C2TOWN(씨투타운)’을 조만간 서비스할 예정.
하지만 국내 게임업계에서 증강현실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듯싶다. 컴투스, 게임빌 등 모바일 기반 게임업체들의 본격 개발에도 불구, 종전 온라인게임 시장의 강자들은 증강현실 게임에 대해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대세이기 때문이다. 대신 소규모 기획성 게임업체들의 성공신화가 속속 드러날 경우 이 시장의 성장세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모바일 금융
최근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톱10(Top 10 Consumer Mobile Applications in 2010)’을 발표했다. 올해 고객에게 가장 각광받을 애플리케이션이 무엇일지 물어본 결과 ‘모바일 지급결제서비스’가 1위로 나타났다. 참고로 2위는 위치기반 서비스, 3위는 모바일 검색이었다. 모바일 지급결제서비스란 모바일로 이뤄지는 일련의 금융거래를 말한다. 예금조회, 계좌이체 등과 같은 금융기관 간 이뤄지는 모바일뱅킹부터 물건을 구입해 결제하는 전자상거래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면 이 같은 모바일 금융거래와 전자상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측한다.
모바일뱅킹 서비스 경쟁은 이미 불이 붙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뱅킹은 은행 계좌 조회, 이체 등 인터넷뱅킹에서 활용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서비스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시중은행에선 하나은행이 아이폰에 ‘하나NBank’를 만들어 12월 초부터 아이폰뱅킹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3만5000여명(1월 15일 기준)이 ‘하나NBank’를 다운로드받았다. 이 가운데 1만6000여명이 아이폰을 통해 예금조회 및 계좌이체 등 금융업무를 처리했다고 하나은행 측은 밝혔다. 하나은행 아이폰뱅킹으로 할 수 있는 금융거래는 예금조회, 환율 펀드 조회, 신용카드 조회 및 현금서비스, 펀드 환매요청, 계좌이체(송금) 등이다.
김경호 하나은행 신사업추진본부 차장은 “예금 및 펀드 가입, 대출 등 일부 서비스는 아직 제공되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 인터넷뱅킹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라며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면 모바일뱅킹 시장도 빠르게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도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 ‘IBK기업은행 스마트뱅킹’을 개발, 1월부터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들 외에 국민, 우리, 신한 등 17개 은행들도 오는 4월 금융결제원과 함께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뱅킹 공동 시스템을 내놓기로 했다. 시장에선 스마트폰뱅킹 경쟁에서 뒤처지면 고객들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모바일뱅킹을 활용한 결제액은 하루 평균 약 111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뱅킹(12조5340억원)의 100분의 1 수준이다. 그동안 가입방법이 까다롭고 사용방법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모바일뱅킹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되면 모바일 결제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주식투자도 활발하다. SK증권은 2001년 일찌감치 무선단말기를 통한 주식거래를 활성화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주식거래 시스템을 구축, 2000명의 가입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현승 SK증권 사장은 올해 “100% 이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상거래
인터넷뱅킹뿐 아니라 전자상거래 시장도 관심을 모은다. 오픈마켓 1위 업체인 G마켓은 지난해 11월 아이폰에 무료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했다. 인터파크도 오는 3월 아이폰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박재석 삼성증권 파트장은 “빠른 속도로 접근이 가능한 모바일인터넷 환경에서 소비자는 원하는 상품에 대한 가격정보와 평가들을 인터넷을 통해 보다 손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된다”며 “소비패턴의 변화로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인터넷뱅킹과 전자상거래 시장이 열리면서 결제 솔루션업체와 휴대폰 결제 서비스업체도 주목받고 있다. 올해 국내 휴대폰결제 거래액 규모는 사상 최대인 2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휴대폰 결제업체인 다날은 최근 ‘스마트폰용 휴대폰결제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웹케시, 모빌C&C, 유니위스, 지앤넷, 크레디프 등 5개 솔루션 전문업체들도 최근 스마트폰 금융솔루션 출시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한편, 모바일뱅킹 활성화와 함께 보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컴퓨터에 가까운 스마트폰의 특성상 일반 컴퓨터같이 악성코드나 해킹에 쉽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스마트폰 전자금융서비스 가입 시 다단계로 가입자 확인 과정을 거치고 현금이체를 할 때 거래인증 방식을 컴퓨터의 인터넷뱅킹과 비슷한 수준으로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김충일 기자 / 박수호 기자 / 정고은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42호(10.02.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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