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광고의 뜨거운 세계 ~

【서울=뉴시스】박상경 기자 = 축구를 소재로 한 광고는 스타를 통한 대리만족을 꿈꾸는 팬들의 이목을 잡는데 유용한 수단이다.

때문에 스타를 이용한 축구 광고는 예전부터 이뤄져 왔다.

때로는 화려한 기술과 역동적인 경기 장면을 통해 팬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하고, 경기장 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스타들의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웃음을 주기도 한다.

예전에는 단순히 한 국가를 위한 광고가 제작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유투브(You Tube) 같은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의 발달로 전세계 어디에서든지 팬들이 지켜볼 수 있게 됐다.

가장 최근 이슈가 되었던 것은 글로벌 스포츠용품업체 나이키가 제작한 '라이트 더 퓨처(Write the future, 미래를 쓰다)'라는 광고다.

2010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제작된 이 광고에는 디디에 드록바(33. 첼시), 파비오 칸나바로(37. 알 알리), 프랑크 리베리(27. 바이에른 뮌헨), 웨인 루니(25.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호나우지뉴(30. AC밀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5. 레알 마드리드) 등 세계 정상급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월드컵 무대에서 각자의 포지션에서 제 역할을 하면서 결과에 따라 다가올 미래를 상상한다는 것이 광고의 주된 내용이다. 루니가 리베리에게 공을 빼앗긴 뒤 온갖 비난 속에 경기장 관리인으로 전락해 리베리의 성공을 지켜보는 상상을 하는 장면이 웃음을 자아낸다.

세계에 동시 송출된 광고에서는 아쉽게도 한국 선수들이 호나우지뉴의 개인기를 막는 역할에 그치지만, 따로 제작된 한국판에서는 기성용(21. 셀틱)의 모습이 등장한다.

나이키는 월드컵 이전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날에 입단하는 한 신인선수의 1인칭 시점에서 성장 과정을 담은 '테이크 잇 투 더 넥스트 레벨(Take It to the next level, 다음 단계를 향해)' 광고를 제작,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영국 출신의 유명 영화 감독 가이 리치(42)가 제작했던 이 광고는 지난해 칸 광고제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The FA)는 일반인들의 생활 축구 참가를 독려하기 위해 이 광고를 패러디한 '홧에버 유어 레벨(Whatever your level, 네 수준이 무엇이든)'이라는 광고를 제작해 화제를 불러 일으킨 바 있다.

오래 전이지만 호나우두(33. 코린치안스), 에릭 칸토나(44), 파올로 말디니(42), 패트릭 클루이베르트(34), 호르헤 캄포스(44) 등이 악마와 승부를 겨룬다는 내용의 나이키 광고도 유명하다.

경쟁사인 아디다스도 2006독일월드컵을 앞두고 '임파스블 이즈 낫싱(Impossible is nothing, 불가능은 없다)'는 캠페인 속에 멕시코 출신의 두 소년이 지네딘 지단(38), 카카(28. 레알 마드리드), 프랭크 램파드(32. 첼시), 프란츠 베켄바워(65), 아르연 로번(27. 바이에른 뮌헨), 차두리(30. 셀틱) 등과 팀을 이뤄 경기를 하는 ' 10'이라는 광고를 제작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세계 최고의 축구 스타 반열에 오른 리오넬 메시(23. FC바르셀로나)는 "내 이야기를 들어 볼래?"로 시작하는 아디다스 광고를 통해 성장장애를 극복하고 축구선수로 올라섰던 일화를 소개해 큰 감동을 선사했다.

이밖에 2000년대 초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선수단을 출연시켜 광고를 제작한 미국 음료제조업체 '펩시'의 광고나 피터 쉴튼(61), 보비 찰튼(73), 테리 부쳐(52), 브라이언 롭슨(53) 등 전 잉글랜드대표 선수들을 전면에 내세운 덴마크 맥주업체 칼스버그의 광고도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유럽 외에도 축구 마케팅이 활발한 일본에서는 미우라 가즈요시(43. 요코하마FC), 나카타 히데토시(33), 나카무라 슌스케(32. 요코하마 F.마리노스) 등을 활용한 광고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한국에서는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KT에서 제작한 황선홍 밴드 시리즈나 2002한일월드컵 전 국가대표팀을 모델로 한 나이키 광고 등이 주목을 받았지만, 대부분 대표팀 선전을 기원하는 메시지나 선수 개인을 내세워 상품을 홍보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