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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GTX 타고 오르더니 이젠 2억~3억씩 ‘뚝뚝’

by JoyKim 2022.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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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mk.co.kr/news/economy/view/2022/01/65357/?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 

 

출처: 매일경제

 

 

‘집값 급등 열차’로 불리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효과로 매매가가 수억원씩 치솟았던 수도권 부동산 분위기가 심상찮다. 최근 몇 달 새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거래가 급감하자 주요 지역 매매가가 다시 예전으로 회귀하는 모습이다.

지난 1월 18일 오전 찾아간 경기도 안양 인덕원 일대 부동산 시장에는 찬바람이 불었다. 공인중개업소마다 인파를 찾아보기 어렵고 문의 전화도 거의 없다. 자고 나면 쑥쑥 오르던 매매가가 급락하면서 거래가 뚝 끊긴 탓이다.

안양 동안구 평촌동 푸른마을인덕원대우 전용 84㎡는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GTX C노선 인덕원역 신설 호재로 집값이 12억4000만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실거래가는 9억원까지 떨어졌다. 안양 동안구 인덕원대림2차 전용 84㎡도 지난해 8월 10억원 고지를 넘겨 10억2500만원에 신고가를 썼지만 12월 실거래가는 9억원으로 다시 떨어졌다.

 


인덕원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GTX 인덕원역 신설 이슈가 한창일 때만 해도 매물만 나오면 사겠다는 수요자가 많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사가 급한 집주인들이 가격을 낮춘 매물을 내놓아도 거의 문의가 없다. 매매 거래는 뚝 끊겼고 그나마 저렴한 전세 매물이 나와 있냐는 문의만 간간이 있을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의왕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의왕시 내손동 내손e편한세상 전용 84㎡는 지난해 8월 실거래가가 11억2000만원이었지만 최근 9억1000만원으로 하락했다. 6개월도 채 안 돼 2억원가량 떨어졌다. 인근 인덕원센트럴자이 같은 평형도 실거래가가 13억원에서 11억500만원으로 급락했다.

불과 6개월여 전인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인덕원역 인근 안양 동안구, 의왕 일대 분위기는 딴판이었다. GTX C노선 인덕원역 정차가 가시화되면서 ‘묻지마 투자’ 수요가 수도권 여기저기서 몰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의왕시는 지난해 아파트값 상승률이 38.56%에 달해 수도권 상승률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인근 안양 동안구 아파트값 상승률도 33.81%에 달할 정도로 수도권 핫플레이스 중 한 곳으로 손꼽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매수세가 뚝 끊기면서 집값이 수억원씩 하락하자 주민들이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GTX C노선 인덕원역 신설 호재로 급등했던 인덕원 일대 아파트 매매가가 하락세다. 사진은 안양 평촌동 푸른마을인덕원대우 전경. (윤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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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강남’ 송도 한파

▷중대형 평형 매매가 하락세

한동안 집값 상승세가 거침없던 ‘인천의 부촌’ 송도국제도시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다.

제3경인고속도로를 타고 고잔톨게이트를 지나자 멀리 초고층 아파트숲이 보인다. 대규모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하는 송도국제도시다. 송도국제도시 초입에 진입하자 센트럴파크 주변으로 50층 넘는 고층 아파트가 즐비했다. 송도는 국제학교, 대형 쇼핑몰과 공원이 자리 잡아 입지가 좋은 데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바이오업체 공장이 줄줄이 들어서는 중이다. GTX B노선 호재까지 더해지면서 송도 아파트 매매가는 급등세를 탔다. 송도가 위치한 인천 연수구 집값만 지난해 30% 이상 뛰었다.

하지만 요즘 분위기가 달라졌다. 실수요가 꾸준한 소형 평형 가격은 그나마 보합세지만 중대형 평형 매매가 하락폭이 크다. 송도더샵퍼스트월드 전용 116㎡는 지난해 10월 실거래가가 11억원까지 치솟았다가 한 달 만에 9억원으로 2억원 떨어졌다. 인근 글로벌캠퍼스푸르지오 전용 115㎡ 역시 신고가(12억원) 대비 1억5000만원 하락한 10억50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송도더샵그린워크3차 전용 84㎡도 지난해 말 10억2000만원에 실거래됐다. 10월 실거래가가 11억600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억원 넘게 떨어진 셈이다. “가격이 하락세지만 매수 수요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송도 일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의 한목소리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송도국제도시는 GTX B노선 종점이라 GTX가 개통되면 서울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국제학교가 다수 자리 잡아 교육 환경이 좋은 데다 생활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부유층 수요가 몰렸지만 상승세가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GTX A노선 수혜 지역인 화성시 분위기도 좋지 않다. 동탄역 인근 화성시 영천동 동탄센트럴예미지 전용 96㎡는 최근 10억원에 거래돼 지난해 8월 실거래가(12억4000만원)보다 20% 넘게 떨어졌다. 청계동 동탄역시범한화꿈에그린프레스티지 전용 101㎡ 매매가도 17억2500만원(8월)에서 14만9500만원(12월)으로 2억원 이상 하락했다.

경기도 북부 도시인 동두천 일대 분위기도 싸늘하다. 동두천시 지행동 송내주공1단지 전용 75㎡는 한때 매매가가 3억6000만원을 넘어섰지만 최근 1억원가량 떨어진 2억6000만원에 실거래됐다. 동두천은 지난해 내내 외지인 수요가 몰리며 집값이 급등했지만 연말부터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더니 시세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기준 경기도 동두천 매매가는 0.07% 떨어졌다. GTX C노선 종착역인 덕정역은 동두천과 멀지 않다. 동두천시는 덕정역~동두천역(9.6㎞) 연장 사업에 소요되는 530억원 사업비 전액을 부담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C노선 연장에 총력을 쏟는 중이지만 결과는 미지수다.

▶막 내린 대출 러시

▷금리·DSR에 외지인 갭투자 ‘뚝’

전문가들은 GTX 호재로 과열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조정을 겪고 있다고 내다본다. 아직까지 개통 시기가 미지수인 데다 공사 기간이 한없이 늦어질 가능성도 있어 ‘희망 고문’이기 때문이다.

GTX A~C노선 중 공사가 시작된 노선은 화성 동탄~삼성~파주 운정을 지나는 A노선(2019년 착공)뿐이다. 동탄~삼성 구간은 2023년 12월, 삼성~운정 구간은 2024년 6월 개통 예정이지만 이마저도 확실치 않다.

심지어 GTX B, C노선은 아직 첫 삽조차 뜨지 못했다. 인천 송도~남양주 마석을 잇는 B노선은 2023년 착공, 양주 덕정~수원을 잇는 C노선은 올해 착공 예정이지만 장담하기 어렵다. B, C노선은 2028년,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는데 주민 반발, 예산 확보 등의 변수를 고려하면 개통 시기가 한없이 늦춰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수요자들이 오른 집값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매수 심리가 얼어붙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GTX가 부동산 가격에 호재는 맞지만 경기 아파트값이 서울 마포구보다 비싸진 것은 시장 가치를 넘어서 오른 것”이라며 “과대평가된 부분이 조정을 거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집값 급등 피로감과 맞물려 대출 규제, 금리 인상도 한몫했다. 금융당국이 대출 총량 규제를 강화하고, 지난해 말부터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주택 구매 자금줄이 막혔다.

특히 올해부터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조기 시행으로 대출을 받기가 더 어려워졌다. DSR 규제는 총 대출이 2억원을 초과하면 대출자가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원금과 이자가 연소득의 40%(제2금융권은 50%)를 넘지 못하게 하는 규제다. 이 규제는 오는 7월부터 ‘총 대출 1억원 초과’로 대상이 더욱 확대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출 금리도 줄줄이 오르면서 집값 조정 국면을 더욱 앞당겼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는 지난해 12월 기준 1.69%로 전월보다 0.14%포인트 급등했다. 역대 최대폭으로 올랐던 지난해 11월(1.29%→1.55%)보다 상승폭은 줄었지만 2개월간 0.4%포인트나 오를 정도로 급등세다. 특히 올 1월 코픽스에는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안까지 추가 반영될 예정이라 주택담보대출 금리 6%, 전세대출 금리 5% 돌파가 임박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아직 착공도 하지 않은 GTX 호재를 기대하고 수도권 외곽으로 몰리던 사람들은 투자, 실수요 할 것 없이 DSR 규제 강화, 금리 인상 직격탄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GTX 둘러싼 논란도

▷C노선 일부 지상화 반대 심해

‘GTX 호재 거품론’이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일부 GTX 개통 예정 지역에서는 시공 계획을 두고 주민 반발이 거세다.

우선 서울 도봉구에서는 창동역~도봉산역 구간이 지상선으로 계획이 변경됐다는 소식에 주민들이 반대 의견을 내고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도봉구에 따르면 지난 1월 9일 주민 대표로 구성된 ‘GTX-C 도봉 구간 지상화 결사반대 투쟁위원회’가 결성됐고 1월 10일부터 위원회를 필두로 한 주민 서명운동과 청와대 국민청원 등이 도봉구 홈페이지와 가두서명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GTX C노선은 원래대로라면 덕정역부터 도봉산역 인근까지 1호선(경원선) 철로를 공유하고 도봉산역 인근 분기점에서 남쪽 방향으로 지하 전용 철로가 개설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당초 사업 계획과 달리 도봉산역~창동역 구간에서도 기존 1호선 철로를 공유하기로 하면서 주민 반발이 거세다. 주민들은 “창동역부터 도봉산역 구간은 도봉구의 핵심 주거 지역인데 지하철 1호선에 이어 GTX까지 지상으로 다니면 소음, 분진으로 겪는 고통이 가중될 것”이라고 토로한다.

다른 지역도 C노선을 마냥 반기지만은 못하는 분위기다. 추가역 설치가 제안된 인덕원역과 왕십리역 인근 주민은 크게 반기지만, 추가역 추진이 불발된 의왕역과 상록수역 주변에서는 반발이 크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아예 노선 변경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제시한 40m 이상 깊이 지하 노선이 은마아파트를 지나도록 설계돼 있다 보니 안전과 소음, 진동 등을 이유로 C노선의 지하 통과를 반대하는 것이다. 은마아파트 소유자 협의회(은소협) 관계자는 “(GTX C노선을) 약 600m만 우회해서 건설하면 주민들이 불안에 떨지 않을 수 있다”며 “당분간 집회·시위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정부는 “최신 공법으로 짓는 데다 안전을 철저히 검증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강북에서는 청량리역과 왕십리역 인근 주민들이 신경전을 이어간다. 청량리역 일대 주민들은 C노선 예정역인 청량리역에서 불과 2.3㎞ 거리인 왕십리역도 C노선에 추가된 걸 두고 GTX 속도가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반면 GTX C노선 유치가 확정된 왕십리역 주변 주민들은 집값 상승 기대감에 들썩이는 분위기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갈등이 이어질수록 GTX C노선 사업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GTX B노선 종점인 인천 송도국제도시 집값 상승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GTX 호재 지역 집값 어디로

▷거품 걷힌다 vs 개통 다가오면 반등

향후 GTX 호재 지역 집값 전망은 괜찮을까. 부동산업계는 GTX 호재로 과열된 수도권 부동산이 점차 거품을 걷어내는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집값 상승세가 전반적으로 둔화되거나 하락 전환한 만큼 수도권 외곽 지역부터 가격 조정폭이 커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지난해 급등한 수도권 지역 위주로 조정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며 “대출 규제와 금리 추가 인상 예고 등 금융당국의 돈줄 옥죄기가 이어지면서 매수 심리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거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대출 의존도 높은 젊은 층 수요자가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고 갭투자에 불리한 조건이 지속되는 점도 가격 하락을 점치는 요인이다.

반면 금리 인상이 꼭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최근 집값 하락은 대출 규제에 따른 일시적 현상인 만큼 GTX 건설 개통 시기가 다가오면 집값이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철도 개발 호재 지역은 흔히 계획 발표, 착공, 준공 등 세 차례에 걸쳐 집값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GTX 착공 전부터 수도권 외곽 지역이 과대평가된 점이 있지만 수도권 교통망 확충 계획은 환영할 만한 호재인 만큼 GTX 개통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심교언 교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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