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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 Smile Zone/- TodayFocus

[주목할만한 뉴스] 무의식적인 여성 차별을 타파한다! - 페미디아 -

by JoyKim 2016.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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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블로터 http://www.bloter.net/archives/63


1년 전부터 메르스 갤러리로 촉발된 여성혐오 이슈가 수면 위로 부쩍 부상하고 있다. 특히 소라넷 폐지부터 최근 강남역 살인사건까지 굵직한 사건들이 잇따라 터지면서 예전 같으면 단순 사건으로 처리됐을 여성에 대한 폭력과 일상적인 성차별도 본격적으로 다뤄지는 추세다.

이런 흐름에서 등장한 여성주의정보생산자 협동조합 ‘페미디아’에서는 언론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여성주의 콘텐츠들을 만들어내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1일 인문 예술 공유지인 문래당에서 페미디아를 만든 진달래 페미디아 대표와 박정흠 페미디아 연구팀 부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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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페미디아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어떤 콘텐츠든 좋으니까 정보를 생산해보자

“사실 이전에 여성운동의 방식이 운동, 계몽, 혹은 스스로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는 모임 조직에 집중해 왔었는데, 저희는 ‘뭔가 만들어보자’는 걸 중심으로 삼았습니다. 어떤 형태의 콘텐츠든 정보를 생산해보자는 게 목표였어요” – 진달래

진달래 씨는 그간 여성주의 관련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아쉬움을 많이 느꼈다. 처음에 관심 가졌던 콘텐츠는 해외자료다. 해외 저널에서 나오는 걸 자주 보고 있었는데, 소개하고 싶어도 번역이 안 된 콘텐츠라 쉽지 않았다. 처음 페미디아를 기획할 때는 그저 뜻이 맞는 친구와 함께 해외 자료를 번역해서 소개하겠다는 취지였다. ‘블로그는 둘만 있어도 운영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었다. 큰 기대 없이 개인 페이스북에 관련 글을 올렸는데, 뜻밖에도 서른 명 가까운 사람이 함께하고 싶다고 연락을 줬다.

“페이스북 친구의 친구, 뭐 이런 분들이 연락을 많이 주셨어요. 실제로는 모르지만 메시지 주시는 분도 있었고요. SNS의 힘인 것 같아요. 학부생도 있었고, 직장인, 대학원생까지 다양했어요. 처음에 두 세명이서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계획이었는데, 계획을 바로 수정했죠” – 진달래

페미디아가 생산하는 정보는 다양하다. 외신번역부터 시작해서 연구소개, 칼럼, 만평, 웹툰 등을 만든다. 출판팀도 구성돼 있어서 책 발간 작업도 진행 중이다. 심지어 게임을 만드는 팀까지 있다. 이 많은 일을 어떻게 한 군데에서 다하나 싶지만, 인력이 그만큼 많다. 지금 페미디아를 함께 하는 사람들은 거의 100명에 육박한다. 그간 여성주의와 관련해 ‘무언가를 하고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한껏 끌어모았다.

페미디아의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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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페미디아 홈페이지 갈무리

외신번역

“물론 번역은 늘 어렵지만, 제 생업이 통번역이에요. 보통 하는 건 기술번역 쪽인데, 늘 여성주의 쪽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다가 마침 페미디아를 알게 돼서 함께 하고 있습니다”

번역 가능한 매체를 모아서 리스트를 만들어두고, 번역팀에서 콘텐츠를 골라 번역한다. 그 외에 해당 국가에서 여성주의 활동하는 단체의 콘텐츠도 참고한다. 대체로 번역하기 전에 원 콘텐츠 저작권자에게 연락하고 허락을 받아 번역한다. 전문가 급의 인력이 일할 뿐 아니라, 번역이 가능한 언어도 많다. 페미디아에서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의 콘텐츠를 한국어로 번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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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페미디아 홈페이지 갈무리

연구소개

연구팀에는 각자 관심있는 분야가 다른 사람들이 모여있다. 법학, 경제학, 사회학 등 관심이 모두 다르다. 연구팀 부팀장을 맡은 박정흠 씨는 경제학 전공자다. 여성임금과 관련된 연구를 소개하는 식으로 콘텐츠를 만든다. 연구팀원들이 각자 자기의 분야에서 소개할만한 연구가 있는지 찾아보고, 해외연구도 한국 상황에서 어느 정도 접점이 있다 싶으면 소개한다. 최대한 전문성은 살리는 방향에서 사회 현실과 엮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이슈와 전문성을 잘 버무리는 게 목표다.

칼럼

칼럼 팀이 있긴 하지만, 칼럼을 쓰는 것 자체는 다른 팀원들에게도 열려있다. 칼럼팀으로 지원하지 않은 사람도 글감이 있으면 같이 협의해서 쓴다. 외부에서 기고 연락도 종종 온다. 박유천 파문과 관련해서 이슈가 된 ‘해일을 핑계 대지 말라, 우리는 조개무덤을 쌓겠다’는 글도 외부의 연구자가 익명으로 기고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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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페미디아

출판 프로젝트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 입이 트이는 페미니즘’은 페미디아의 첫번째 출판 프로젝트다. 원치 않은 대화는 끊어내고, 논쟁이 필요할 경우에는 멋지게 대답할 수 있게 도와주는 ‘실전 회화 지침서’다. 예컨대 강남역 10번 출구 살인사건의 경우 ‘여성혐오’가 아니라 단순 정신병자가 저지른 특수한 케이스라고만 보는 답답한 상황을 일상생활에서 접했을 때 사용할 수 있다. 페미디아의 출판 프로젝트는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도움이 되는 지침서를 펴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지만, 수익적인 차원에서도 큰 성과를 냈다. 이 프로젝트는 최초 목표였던 2백만원의 2148%를 달성했다. 무려 4천3백여만원을 모금했다. ‘돈이 되는 페미니즘’을 보여준 셈이다.

게임

페미디아 게임팀에서는 슈팅게임을 제작 중이다. 안드로이드 앱으로 만들 생각이다. 한국 사회에서 사는 20대 여성이 주인공이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어떤 사회적인 난관들을 겪게 되는지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게임팀에 참여하는 사람 중에는 실제 게임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여성의 노출과 신체만을 강조하는 것이 당연시 여겨지는 업계 분위기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번에 페미디아를 통해서 문제의식을 담은 게임을 만들게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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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페미디아

슬랙 활용한 집단 데스킹 체제

글의 형식으로 생산된 콘텐츠는 편집팀을 거쳐서 윤문을 하고, 운영위원회에서 출고 일정을 결정한다. 언론사의 데스킹 수준은 아니지만, 집단이 함께하는 데스크가 있는 셈이다. 페미디아 슬랙에는 ‘제목학원’ 채널이 따로 있는데, 여기서 제목을 결정한다.

제목은 ‘재미있지만 자극적이진 않게’가 핵심이다. 기존 언론에서는 여성에 대한 기사를 쓸 때 선정적으로 제목을 뽑는 경우가 많다. ‘○○녀’라는 호명이 대표적이다. 여성에 대한 이야기지만, 선정적이지 않은 방식으로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타깃 독자는 ‘나’

 “우리가 보고 싶은 글을 쓴다고 생각해요. 그런에 ‘우리’가 이제 100명이니까. 고민이 되죠.” – 박정흠

페미디아는 기성 언론에서 볼 수 없었던 콘텐츠를 생산하는 게 목적이다. 정확히는 ‘내가 보고 싶지만, 기성 언론에서는 볼 수 없었던’ 콘텐츠다. 그렇기 때문에 페미디아가 상정하는 첫 타깃 독자는 정보를 생산하는 ‘나’가 된다. 일단 스스로 만들고 싶은 이야기를 고르고, 최대한 좋은 콘텐츠를 만든다. 그리고 그 콘텐츠를 좋아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다.

트위터보다는 페이스북 유입 비중이 좀 더 높다. 진달래 씨는 “페이스북이 트위터보다 구조상 유명하지 않은 계정의 글이 더 퍼지기 좋은 구조”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소수의 오피니언 리더와 팔로워가 있는 트위터보다는 서로 비슷한 집단을 구성하는 경우가 많아 팔로잉-팔로워의 관계가 겹쳐 있는 페이스북이 더 낫다는 의미다. 페이스북은 ‘나’가 좋아하는 콘텐츠가 퍼지기 좀 더 유리한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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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디아에서 연재 중인 웹툰(사진=페미디아)

‘내가 보고 싶은 것’을 꾸준히

페미디아는 좀 더 본격적인 형태를 갖추기 위한 팀 구성 과정에 있다. 협동조합 형태로 만들고 있다. 8월에 총회가 예정돼 있으며, 그 과정에서 팀도 정비하고 워크샵도 갈 계획이다. 구체적인 수익화나 유지 방안도 물론 만들어나갈 생각이지만, 그보다는 ‘내가 보고 싶은 걸 꾸준히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우선이다.

“앞으로 페미디아의 그림을 좀 더 구체적으로 그리려고요. 아직은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만들고 ‘나중에도 우리가 만들고 싶은 걸 만든다’가 중요한 것 같아요. 페미디아의 구성원이 좋아하는 콘텐츠는 남들도 좋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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