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축제가 한창인 서울 시내 한 대학에 걸린 현수막들. 여성 인기댄스그룹인‘소녀시대’(사진 위)와‘원더걸스’(아래)가 대학축제에 출연한다는 내용으로 학생들을 유혹하고 있다. /김진명 기자 geumbori@chosun.com
소녀시대·원더걸스 등 섭외 경쟁…출연료 최소 수백만원"상당수 학생들이 희망"… 일부선 "주객이 전도"축제비용 절반이상이 출연료… 별도 지원 받기도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댄스그룹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를 만나고 싶다면, 대학가로 가면 된다.
원더걸스는 8일 성균관대, 15일에는 연세대(신촌)와 서울대 두 곳, 21일 단국대, 22일 연세대(원주)에서 무대에 오른다. 소녀시대는 9일 성균관대, 15일 연세대(신촌), 23일 서울대 의대에서 무대에 선다.
주요 대학 학생회에 따르면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를 축제에 초청하는 비용은 1000만~2000만원 선. 이 돈을 받고 노래 3~4곡을 부른다고 한다. 그래도 총학생회마다 이들을 섭외하지 못해 애태운다.
5월 대학축제 시즌을 앞두고, 주요 대학 총학생회마다 연예인 섭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연예인 4~5개 팀을 초청하며 5000만원이 넘는 돈을 쓰는 곳도 있다. 총학생회는 "축제의 흥행과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대학생들이 스스로 축제를 만들어가는 주체가 되지 못하고 연예인의 공연을 보는 '구경꾼'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있다.
◆대학축제는 TV쇼의 '재탕'
대학축제를 전문으로 맡아온 J공연기획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대학축제에 연예인이 출연하는 것이 당연한 일처럼 됐다"며 "축제 시즌에는 각 대학으로부터 하루 10통 이상씩 문의전화를 받는다"고 말했다.
올해 서울과 수도권 주요 대학 축제에 출연하기로 확정된 연예인 출연진 명단에는 빅뱅, 쥬얼리, 이승기, MC몽, 윤하, 브라운아이드걸스 등 최근 TV 쇼 프로그램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연예인들이 망라돼 있다. 섭외비는 각 팀당 보통 700만~800만원 선이지만, 비싼 팀은 2000만원이 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니 대학 축제 비용 중 연예인 출연료가 가장 큰 덩치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6일부터 축제를 시작한 성균관대의 경우, 4일간의 축제기간에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를 비롯해 크라잉넛, 이적, 다이나믹듀오, 윤하 등을 초청한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이들 연예인을 초청하는 데 3500만원가량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돈은 성균관대 총학생회의 이번 학기 전체 예산(학생회비)인 2600여만원보다 많은 액수다. 학교로부터 축제 지원금을 받기 때문에 모자라는 돈을 보충할 수 있다.
19일 축제를 시작하는 고려대 총학생회도 전체 축제비용 5000여만원 가운데 3000만원 정도를 연예인 출연료로 쓸 계획이다. 단국대는 댄스그룹 원더걸스와 가수 MC몽, 이승기 등을 축제 때 초청하기로 했다. 전체 축제비용 7000여만원 중 4000여만원을 초청비용으로 쓸 계획. 브라운아이드걸스 등을 초청하는 건국대 학생회는 3000여만원 축제비용 중 2500여만원을 연예인 출연료로 쓰기로 했다.
학생회는 이 돈을 학생들이 내는 학생회비(1만원 안팎)로 충당한다. 그러나 학생회에 배분되는 학생회비만으로는 연예인을 섭외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 보통 학교 본부의 지원금과 기업들의 스폰서 지원을 받는 경우가 많다.
◆대학축제, 재미가 전부인가
인기 연예인들의 공연이 대학축제의 '핵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대학축제답지 못한 대학축제'에 대한 비판도 많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어설프더라도 아마추어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학생 문화의 특징인데, 지나치게 프로 연예인에게 의존하는 축제로 흐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대학생 스스로의 삶과 고민 등을 진솔하게 드러내는 축제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열 서울대 교수도 "대학생들의 축제라면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창의적인 정신, 자발적인 참여, 이런 것들을 아우르는 대학문화를 담아야 한다"며 "기성품처럼 이미 만들어진 연예인의 공연에 중점을 두는 것은 알맹이를 외부에서 가져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축제를 주최하는 학생회 입장은 다르다. 한 사립대 학생회 관계자는 "학생회 입장에서는 연예인과 함께 축제를 즐기고 싶다는 학생들의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기 연예인의 출연이 확정된 서울대·연세대 등의 경우, 인터넷 게시판의 축제 관련 게시글이 조회수 1000건을 넘어서는 등 축제 시작 전부터 학생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서강대의 경우 지난해 유명 연예인 대신 '인디밴드'를 불러 공연했지만 학생들의 호응이 적었다. 최근 이 학교 인터넷 게시판에는 "우리는 왜 다른 학교처럼 '원더걸스' 안 부르냐"는 항의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성균관대 학생회도 지난해에는 연예인을 부르지 않았으나, 올해에는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를 초청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축제 때 연예인을 초청하지 않고 있는 이화여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등록금 인상이나 교내 상업화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서 축제에 비싼 연예인을 부르는 것은 모순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자료 출처_조선일보
얼마 전 대학가 축제가 한창이었을 때. 한 대학이 주최한 대학생 가요제에서 행사 스태프로 뛰고 있는 학생이 한숨을 짓는다. “내일 인근 대학의 축제에 비, 이효리, 손담비가 나온답니다. 거기로 다 몰려가 우리 학교 행사에는 학우들이 안 올 것 같네요. 좋은 것들이 많은데, 큰일이에요.” 요즘 학생들이 근사한 주제를 내건 축제 프로그램을 외면하고 한두 명의 유명 연예인이 나오는 행사로 우르르 몰려가는 풍토에 대한 걱정이다.
대학가의 축제는 그간 TV에서나 보던 연예 스타들을 직접 근거리에서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 학생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축제가 즐거움을 향유하는 자리임을 감안하면 학생들이 인기스타를 보고 즐거워하고, 그러한 연예인 출연 행사가 늘어나는 것 또한 문제는 아니다. 대학가 축제 기간에 연예인이 등장한 것은 오래전 일이다. 1978년의 산울림, 1987년의 들국화, 1990년의 이승철, 1996년의 안치환 등 당대 학생들에게 인기를 누리던 가수들은 대학축제에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2002년 월드컵 이후에는 윤도현 밴드와 크라잉넛이 축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대학축제가 관심을 끌게 된 것은 1997년 무렵이다. 당시 한 대학의 총학생회가 재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장 보고 싶은 연예인이 누구냐?’는 설문조사에서 뜻밖에 10대 아이돌 그룹인 에스이에스(S.E.S)가 꼽힌 것이다. 에스이에스가 그 무렵 최고 스타였기 때문에 얼핏 평범한 결과 같지만, 관심은 그 대상이 대학이라는 점이었다. 과거에 대학이 부르고 선호했던 대중가수와는 컬러가 달랐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대학축제에 인기가수들이 오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지만 아무나 올 수 있는 자리 또한 아니었다. 대학생들의 유서 깊은 지향, 뭔가 주류 대중문화와 분리선을 치는 저항적이거나 비제도적인 이미지의 인물이라야 가능했다. 대학문화는 분명 ‘대항문화’였다. 이 사건은 이제 대학이 대항문화가 아니라 ‘대중문화’로 흘러가고 있음을 가리킨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거기엔 대학축제의 인기 연예인 무대가 학생들의 ‘주체적 참여마당’이 아닌 TV 시청과 다름없는 ‘수동적 구경거리’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와 실망이 자리한다.
요즘 대학문화는 대중문화가 완승을 거둔 양상이다. 대항문화의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올 대학가 봄 축제의 핫 아이템은 단연 ‘소녀시대’나 ‘빅뱅’, 손담비와 같은 아이돌 가수다. 이들을 우리 학교로 데려올 수 있느냐의 여부, 그 출연 리스트가 학생들 간에 자기 학교의 위세를 재는 척도가 됐다. ‘왜 우리 학교에는 소녀시대가 오지 않느냐’와 같은 학생들의 항의에 대학 측이나 학생회는 골치를 앓는다. 이런 흐름이 아이돌 가수의 바람이 절정이던 작년에 극에 달했고 올해도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전통적으로 대학축제 단골인 민중가수와 포크가수 그리고 근래 진보를 대변하는 인디 그룹들은 푸대접을 당한다.
근래 대학생 다수를 지배하는 것은 과잉으로 치닫는 스타 선호 풍조라고 할 수 있다. 의식이고 메시지고 뭐고 ‘내가 보고 싶고, 되고 싶은 유명 스타’라야 마음이 끌린다. 거대담론 퇴각의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연예인 출연료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그 부담이 등록금 인상으로 직결된다는 피부 현실에 학생들이 눈감는다는 것은 안타깝다. 개강 전의 등록금 인상 투쟁이 무색하다. 자기보다 나이 어린 가수들의 화려한 율동이 대학축제 무대를 덮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씁쓸하다. 현실과 이미지 모든 측면에서 지나치다. 스타라는 이름 앞에 굴복해 연예기획사의 요구에 질질 끌려다니지 말고, 인기인들 중에서도 적합한 인물을 선별해 학생들이 주도하는 재미있고 다양한 프로그램과 연결시키는 노력은 불가능한 걸까. 고민하면 얼마든지 가능할 것 같은데 대학마저도 고민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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